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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투자풀 지각변동]OCIO 사업 접은 한투증권, 깜짝 등판하나⑪사모펀드운용부 주축 '준비태세'…김성환 사장 의지에 달렸다

구혜린 기자공개 2025-06-04 16:26:53

[편집자주]

연기금투자풀 운용은 까다롭고 보수가 낮지만, 70조원 자금을 굴린다는 점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명예의 전당'으로 인정된다. 올해로 '25돌'을 맞은 투자풀은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그간 통합펀드를 운용하는 주간운용사 자격은 자산운용사에게만 주어졌으나, 증권사에게도 개방되면서다. 더벨은 연기금투자풀 제도의 변화 배경과 이를 둘러싼 업계의 다양한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7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다. NH투자증권, KB증권과 달리 유일하게 주요 증권사 중 일반사모운용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고 과거 대형 공적기금을 운용한 노하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을 위해서라도 OCIO 재건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김성환 사장의 최종 의사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사모펀드운용부를 주축으로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입찰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다. 아직 제안서를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김성환 사장의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실무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때 대형 공적기금을 운용했던 곳이다. 지난 2015년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기금을 민간에 맡기도록 OCIO 체제를 도입한 그해 1기 운용사로 선정돼 약 7조원의 자금을 굴렸다. 2018년 NH투자증권에 내어주기까지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운용을 전담하기도 했다. 2019년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재선정 과정에서도 경쟁사 중 최고점을 득하며 약 10조원을 운용했다.

다만 더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사실상 OCIO 사업을 접었다. 2023년 고용보험기금 3기 주간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수성에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30여명의 전담운용조직 인력이 뿔뿔히 흩어졌다. 주요 운용역은 새로 주택도시기금을 맡게 된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후 OCIO 조직명은 법인영업부가 기존 법인 자금 관리 차원에서 사용해왔고 신규 유입 자금은 제로(0)였다.

갑작스럽게 OCIO 재건을 준비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증권사의 주간운용사 지원 조건으로 사모 라이선스를 내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이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유력 지원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기한 내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국투자증권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사모펀드운용부는 레포펀드를 주로 설정하며 라이선스를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내부 OCIO 인력을 한 데 모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기금을 과거 8년간 운용해온 인력 대부분은 현재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인사이동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다만 주간운용사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이 내려진다면 즉각 연기금투자풀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과거 노하우를 활용해 오는 8월까지 제안서를 준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을 위해서라도 OCIO를 재건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DB형, DC형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건을 장기전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했으나, 올해는 새 정부가 빠른 입법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금화된 퇴직연금 SPC(특수목적법인)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OCIO에 위탁운용을 맡길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내부에 과거 대형 기금 운용을 전담한 경쟁력 있는 인력이 남아 있고 기금 운용 전산 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과거 자회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을 8년간 담당한 이력도 있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성환 사장의 최종 의사가 관건이다.

한 차례 사업을 접으면서 생긴 OCIO '업력 단절'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이나, 한국투자증권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면서도 “기술평가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연기금투자풀 심사위원은 한국투자증권이 OCIO 사업의 연속성을 가져가지 못한 점에 대해 집중 질의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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