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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투자풀 지각변동]삼성·미래에셋운용, 방폐기금 불참 후 투자풀 '올인'⑫5조 기금, 올해 위탁운용사 룰 최초 변경…진지한 검토 끝 8월 집중키로

구혜린 기자공개 2025-06-09 08:19:15

[편집자주]

연기금투자풀 운용은 까다롭고 보수가 낮지만, 70조원 자금을 굴린다는 점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명예의 전당'으로 인정된다. 올해로 '25돌'을 맞은 투자풀은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그간 통합펀드를 운용하는 주간운용사 자격은 자산운용사에게만 주어졌으나, 증권사에게도 개방되면서다. 더벨은 연기금투자풀 제도의 변화 배경과 이를 둘러싼 업계의 다양한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9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사 입찰 참여를 검토했으나 불참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기금은 민간운용사에 위탁운용을 맡긴 이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의 참여를 제한했다. 올해부터 규정을 변경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원이 가능했으나, 8월에 있을 연기금투자풀 입찰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방폐기금 위탁운용 규모는 지난해 5조원으로 확대됐으며 매년 5000억원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이하 방폐기금) 재간접위탁운용사 입찰 참여를 검토했다. 방폐기금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올초 3기 재간접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해 조달청 공고를 냈다.

두 대형 운용사가 응찰을 검토한 것은 올해부터 룰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방폐기금은 2018년 1기, 2021년 2기 위탁운용사 선정 시까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는 입찰 참여를 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방폐기금 자체가 연기금투자풀에 일부 자금을 맡기는 수익자이므로 중복 위탁운용사 선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2021년도 입찰에도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3곳 운용사만 지원했다.

기금의 규모 자체도 매력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신한자산운용이 위탁운용하는 방폐기금 여유자금 규모는 연간 약 2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방폐기금이 연기금투자풀에 맡기던 채권형, 주식형 펀드 등 중장기 자금을 신한자산운용의 자산운용자금으로 이관하면서 약 5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자금운용처를 일원화하면서 진정한 OCIO 체제를 도입한 셈이다.


특히 삼성자산운용 OCIO의 경우 두 차례 방폐기금 입찰 참여 검토를 진행할 만큼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현 연기금투자풀본부 헤드가 과거 신한자산운용에서 방폐기금을 끌어온 장본인이기에 참여하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한 기금이기에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방폐기금 입찰 미참여 결론을 내린 것은 연기금투자풀 수성을 위해서다. 오는 7월 조달청이 연기금투자풀 RFP(입찰제안요청서)를 게재하면 8월 초까지 제안서를 제출하고 해당 월 기술평가(정성평가)가 진행된다. 35조원 규모의 주간운용사 입찰을 치열하게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익성을 고려하기도 했다. 현 위탁운용사인 신한자산운용은 방폐기금 운용 전담인력만 13명을 배정하고 있다. 방폐기금은 운용보수율이 준수한 편이다. 2021년 기준 추정보수율은 0.095% 수준이었다. 그거나 기금의 규모 대비 전담인력 투입비를 고려하면 수익성 면에서는 마이너스일 수 있다. 실제 방폐기금을 장기 운용한 신한자산운용 방폐기금본부도 BEP(손익분기점) 미달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방폐기금은 신한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실사 등을 거쳐 최종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계약기간이 5년이라는 것이다. 1기는 3년, 2기는 4년, 3기는 5년으로 점차 늘어났다. 초기에는 민간에 자산배분을 맡기면서 전반적인 신뢰도나 운용 성과 등을 검토해야 하므로 3년으로 책정했으나, 장기자금 운용계획을 설정하면서 이번 계약기간은 5년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각 사업자들의 OCIO 비즈니가 존속된다면 2030년 입찰은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방폐기금 규모는 매년 약 5000억원씩 성장하고 있다. 2030년의 경우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차기 입찰에서는 증권사 OCIO에도 위탁운용사 문호를 개방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방폐기금은 올해 위탁운용 기준을 다듬으며 증권사의 진입도 검토했으나, 성과 및 이해상충 우려로 차기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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