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0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의 미래 비전은 명확하다. 차세대 통합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송변전, 베터리저장시스템(BESS) 등 지난 50여년 동안 축적한 역량을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겠단 의지다."집에 보일러를 놓는 시대에서 먼 미래 집집마다 '원자로를 놓는 시대'로 나아가는 그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고위급 임원은 미래 청사진을 이렇게 표현했다. SMR이 상용화된 미래를 잠시 상상해봤다. 기존 대형원전이 설계도를 바탕으로 일일이 수제작됐다면 SMR은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상품화된 모델이다.
그러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 원전기업 홀텍(Holtec)과 함께 추진 중인 'SMR 최초호기(First of a Kind·FOAK)' 팰리세이드 프로젝트 목표 시기는 2030년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에너지 전환(transition) 전략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5년 후 현대건설의 신사업 성패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 산업에 있어서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현대건설은 과거 미국으로부터 대형원전 기술을 배워왔다. 그런데 이제는 역으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차세대 원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2030년 너머도 바라보고 있다. n번째 SMR 호기를 뜻하는 '확장호기(Nth of a Kind·NOAK)' 프로젝트를 향한 기반도 닦고 있다. 미국 시장은 물론 유럽과 호주 시장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해 SM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나아가 SMR 설치에 적합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넘본다.
소형화된 원전이니만큼 소규모 분산 전원 체계가 특징이다. 수도권 집중도가 높은 우리나라보다는 주 단위로 이뤄져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알맞다. 전통적으로 자원 보유국인 호주도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춘다는 측면에서 원자력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수많은 섬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도 SMR 설치에 적합하다.
원전이 정말 보일러만큼이나 작아질 수 있을지 상상해본다. 그때가 된다면 SMR 앞에 'super'가 붙어서 'SSMR(Super Small Modular Reactor)'란 용어를 사용하게 될지 모른다. 멀고도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SMR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현대건설의 상상은 현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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