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대선 공약 체크]'1거래소-1은행' 폐지, 점유율 새 국면 열리나점유율 격차 해소 기대…법인 영업력까지 좌우하는 변수
노윤주 기자공개 2025-06-04 07:42:35
[편집자주]
21대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가상자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를 장려하고 산업을 키우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매번 선거철마다 실현되지 않고 공약으로만 그쳤던 가상자산 정책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묻어난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의 주요 가상자산 공약을 살펴보고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30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1대 대선의 주요 가상자산 공약 중에는 '1거래소-1은행' 폐지가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한 곳의 은행과만 실명계좌 제휴를 맺을 수 있다. 이에 제휴은행에 따라 거래소 점유율이 뚜렷하게 갈렸다.게다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법인 가상자산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업계서는 더더욱 1거래소-1은행 폐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개인이 사용하기 편한 인터넷전문은행과 제휴한 업비트가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시중은행과 제휴한 빗썸, 코빗 등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유지된 1거래소-1은행 규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가상자산 공약 중 하나로 1거래소-1은행 원칙 폐지를 내세웠다. 국내서 원화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5곳뿐이다. 각각 1개 은행과만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실명계좌 제도는 첫 시행 당시부터 잡음이 많았다. 2018년 초 점유율이 높았던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를 중심으로 실명계좌 제도가 도입됐다. 당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네 개 거래소가 각 1개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했다.
나머지 중소형 거래소들은 거래소 자체 법인계좌(집금계좌)를 통해 원화 입출금을 지원했다. 이에 캐셔레스트, 코인제스트 등 소규모 거래소가 한 때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도 가능했었다.

2021년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면서 점유율 판도는 대형 거래소 위주로 굳어졌다. 거래소가 원화-가상자산 매매를 지원하려면 필수로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기존에 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던 4개 거래소를 제외하고 추가로 은행과 제휴에 성공한 곳은 고팍스(스트리미)가 유일하다. 나머지 거래소는 원화거래를 중단하면서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1거래소-1은행 그림자 제휴는 특금법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에 업비트는 2020년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으면서 IBK기업은행과 계약을 종료했다. 코인원도 2022년 카카오뱅크로 넘어가면서 NH농협은행과 결별했다.
◇그림자 규제 폐지 가능성에 업계 기대감 증폭
오랜기간 가상자산거래소 시장 점유율 1위는 업비트가 차지하고 있었다. 법인 가상자산 거래가 막혀 있는 국내 시장 특수 상황이 반영됐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쉬운 케이뱅크와 제휴한 업비트로 개인 투자자가 몰렸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사와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허용된다. 대기업을 포함한 법인 고객들은 주로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제휴를 맺은 거래소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시중은행과 제휴하고 있는 거래소는 빗썸, 코빗 단 두 곳이다. 빗썸이 KB국민은행, 코빗이 신한은행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에 빗썸과 코빗을 제외한 타 거래소들도 시중은행과 접촉하는 등 물밑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림자 규제에 막혀 1거래소-다은행 제휴는 맺을 수 없는 구조다. 만약 공약이 실현돼 1거래소-다은행 체제가 도입되면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도 시중은행과 추가 제휴를 맺을 수 있게 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휴하고 있는 은행에 따라 점유율이 달라지는 구조였다"라며 "다은행 체제가 마련된다면 보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코인거래소에도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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