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내부통제 혁신' 인정받은 전재화 부행장⑤연쇄 금융사고에도 임종룡 회장 '재신임'…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으로 '명예 회복'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0 12:55:25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비은행 M&A를 일단락하면서 다시 우리은행의 시간이 됐다.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정진완 행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해 쇄신 작업에 한창이다. 내부통제 부실 원인으로 지목된 조직 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게 당면 과제다. 또 잠시 중단된 기업금융 명가 재건 전략을 재정비하고 영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은행을 움직이는 정 행장 체제 키맨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그들의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2시5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재화 우리은행 준법감시인 부행장(사진)은 최근 1년간 격랑 한복판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내부통제를 책임지는 준법감시인으로 낙점됐으나 100억원 규모 횡령 사고와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의 강도 높은 검사와 경영실태평가에 대한 대응은 전 부행장의 몫이었다.임 회장은 쇄신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전 부행장만큼은 지주에서 은행으로 이동시키며 재신임했다. 전 부행장이 중심이 돼 수립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진일보시키는 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봤다. 결국 우리금융은 전 부행장을 필두로 한 내부통제 개선 노력을 인정받았고 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지주사 출범 후 줄곧 준법 담당…임종룡 '믿을맨' 낙점
전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경북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부장, 본부장 시절을 준법감시 조직에서 보낸 내부통제 전문가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할 때 지주 준법지원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지주 준법지원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전 부행장을 임원으로 발탁해 그의 그룹 내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 준법지원 조직을 떠나 영업점에서 근무 중이었던 전 부행장은 2023년 3월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지주 준법감시인이 됐다. 지주 슬림화 기조 속에 임 회장을 보좌할 소수의 임원 중 1명으로 낙점된 것이다.
이때부터 전 부행장은 내부통제 개선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었다. 2022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을 수습하고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게 임 회장의 핵심 경영 아젠다였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전 부행장에게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안 마련을 지시했고, 전 부행장은 내부통제지점장 제도를 도입하며 부응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가 불거지며 더 큰 시련에 직면했다. 2024년 6월 우리은행에서 1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한 뒤 재발된 사고라는 점에서 우리은행에 더욱 뼈아픈 사건이었다. 내부통제 체계 재정립을 주도한 전 부행장도 곤란한 입장이 됐다.
얼마 되지않아 1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잊혀질 정도의 대형 사고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이다. 부정 대출로 의심되는 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하고 금융 당국에 대한 보고가 지연됐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임 회장은 지난해 7월 쇄신 차원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을 전 부행장으로 교체했다. 지주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설계한 전 부행장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은행 준법감시 조직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전 부행장이 주도적으로 사태를 수습할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 부행장을 지주에서 은행으로 이동시킨 인사에 대해 적절성을 묻는 질의가 나오기도 했다. 이때 임 회장은 전 부행장을 신임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힘을 실어줬다.
◇금융 당국도 인정한 시스템 재정립
전 부행장은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으로 내부통제 뿐만 아니라 그룹 핵심 과제에 대해서도 임 회장과 함께 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이 됐다. 금융사고 여파로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으면서다.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동양생명 인수를 성사시키려면 우리은행 중심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통해 조건부 승인을 받아내야 했다.
전 부행장은 우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을 진일보시키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내부통제지점장에 더해 내부통제전문역, 내부통제관리역을 두는 '내부통제 전담인력' 제도를 재정립했다. 은행 준법감시실 산하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책무구조도 제도 도입에 따른 조직 개편도 전 부행장 지휘 하에 이뤄졌다.
전 부행장을 필두로 새로 마련한 내부통제 시스템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인정받았다. 금융 당국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우리금융의 노력이 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봤다. 준법감시 키맨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일부 책임을 공유하고 있는 전 부행장이 명예 회복에 성공한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재화 부행장은 준법감시 담당 임원으로 내부통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금융사고를 수습하고 시스템을 다시 정립하는 어려운 일을 도맡았다"며 "임종룡 회장이 1년 전 은행 준법감시인으로 배치할 때 부담이 컸을텐데 결과적으로 쇄신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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