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글로벌전략 비교]KB손보, 인니 성장세 속 '들쭉날쭉' 중국 고민⑪인도네시아 법인 영업수익 2년 사이 50% 증가…중국서는 1년만에 3분의 1토막
강용규 기자공개 2025-06-11 07:09:39
[편집자주]
보험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다각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에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사에 이어 은행에 진출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현지에 진출한 자회사와의 시너지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진출 시장도 아시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후에 웃는 곳은 누가 될까. 보험사 별 해외 사업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KB손보)은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에 현지 사업을 위한 법인을 두고 있다. 이 중 미국 법인은 이미 사업 철수가 결정돼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KB손보 해외사업의 실질적 본체라고 볼 수 있다.인도네시아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 현지 진출에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KB손보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진출 국내기업을 주 고객으로 삼아 사업을 확장 중이다. 반면 중국 법인은 들쭉날쭉한 실적으로 KB손보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인도네시아로 해외사업 '선택과 집중'
KB손보는 1978년 영국 런던에 사무소를 열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영업점포 기준으로는 1990년 미국 뉴욕에 설치한 지점이 최초의 해외 진출이다. 이후 KB손보는 미국서 2005년 현지 영업법인(Leading Insurance)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현지 영업을 시작했다.
2022년 7월 KB손보는 미국에서의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주마다 영업환경이 다른 미국에서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 미국 법인은 2024년 기준으로 주재원 1명만이 남아 있어 사무소에 가깝다. 보유 계약을 현지 재보험사에 이관하면서 2022년 131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수익도 지난해 4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KB손보가 미국에서 과감하게 철수한 이유는 KB금융그룹 차원의 인도네시아 공략에 힘을 더하기 위함이다. KB손보는 그룹 계열사들 중 가장 이른 1997년 인도네시아 현지 보험사와 합작법인(PT.KB Insurance Indonesia)를 설립하고 지분 70%를 보유해 운영 중이다.
KB금융그룹은 2020년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 2021년 KB국민은행, 2022년 KB자산운용을 차례로 인도네시아에 진출시켰다. 신흥 경제성장국인 인도네시아에서 KB금융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인근 국가로의 진출 가능성을 엿보기 위함이다.
KB손보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영업수익 425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미국에서 철수를 결정한 2022년의 277억원 대비로는 53.4%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지난해 2억원으로 연결기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현지에 진출해 있는 KB금융 계열사들과 방카슈랑스 등 협업을 통해 외형을 불려나가는 중이다.

◇중국 영업수익 1년 새 급감, 한국계 기업 고객이 돌파구 될까
KB손보는 2009년 중국에도 현지 법인(KBFG Insurance(China) Co., Ltd.)을 설립했다. 당시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 러시가 한창이었던 때다. KB손보 중국 법인은 한국계 기업들을 안정적 수익 기반으로 삼고 현지 고객 대상 영업을 활발히 펼치는 전략을 구사하며 성장 가도를 걸었다.
다만 KB손보 중국 법인은 최근 몇 년 사이 실적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영업수익 1049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93.7% 급증했으나 지난해에는 영업수익이 다시 32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등 현지 영업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KB손보는 앞서 5월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재보험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KB손보 중국 법인이 한국 기업 현지법인의 매출채권 미회수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을 제공하면 무보가 이를 재보험으로 지원해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협약의 골자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4.3%로 하향 조정하는 등 현지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기업의 수가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강화하면서 KB손보 중국 법인이 실적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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