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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릴리-카무루스 계약에 펩트론 타격? "기술평가 이상무"기술이전 불확실성 확산에 하한가, 최호일 대표 "릴리와 스마트데포 개발 지속"

정새임 기자공개 2025-06-09 08:36:58

[편집자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시장에 떠도는 격언이다. 그러나 적어도 바이오 업권에서 '소문'은 경계해야 할 리스크가 된다. 파이프라인의 성공과 실패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업의 특성 탓에 그 어느 업권보다도 주가가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벨은 바이오 기업을 둘러싼 시장의 소문 혹은 오해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07시3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일 장 시작과 함게 펩트론의 주가가 하한가로 치달았다. 원인은 외부에 있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평가를 진행 중인 글로벌 파트너사 일라이 릴리가 타 기업에서 장기지속형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다.

릴리가 다른 회사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택한 만큼 펩트론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면서 하한가로 직행했다. 더욱이 릴리와의 계약상 펩트론이 독단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의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분명한 건 릴리와 펩트론 간 기술도입을 위한 평가는 변함없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이번에 도입한 기술은 특정 파이프라인에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을 도입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펩트론 하한가 원인 '릴리 장기지속형 기술 도입'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였던 펩트론이 하루 만에 10위로 떨어졌다. 4일 새 정부 출범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흐름을 보였던 것과 반대로 펩트론은 하한가를 맞은 탓이다. 전 거래일 23만원이던 주가는 개장과 함께 30%(6만9000원) 하락하며 16만1000원이 됐다.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장을 마감했다.

펩트론은 글로벌 빅파마 릴리와 지난해 10월부터 장기지속형 치료제 플랫폼의 기술평가를 진행 중이다.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긍정적 결과를 얻는다면 양사는 기술이전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계약으로 5만원대였던 펩트론 주가가 힘을 받았다. 특히 최근 2달간 급등세를 보이며 20만원선을 넘겼다. 릴리와의 기술이전 계약 기대감은 펩트론의 가장 큰 모멘텀과 같다.

4일 글로벌에서 전해진 뉴스가 기대감을 불확실성으로 바꿔놓았다. 릴리가 스웨덴 바이오텍 카무루스와 장기지속형 기술 '플루이드크리스털'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다. 릴리는 카무루스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비만, 제2형 당뇨병 등 심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최대 4종에 적용할 예정이다.

릴리가 카무루스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택한 만큼 펩트론 기술을 도입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퍼졌다.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역시 비만·당뇨 치료제에 적용가능한 기술이어서 이같은 의혹에 힘을 더했다.

펩트론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카무루스 기술은 펩트론의 스마트데포와 전혀 다른 방식의 기술로 단순 경쟁 관계로 볼 수 없다"며 "릴리와 기술성 평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릴리, 차세대 장기지속형 기술 확보 노력…스마트데포 평가 '지속'

카무루스의 플루이드크리스털 기술은 오피오이드 의존증 치료제에 적용해 '브릭사디'라는 이름으로 미국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상업화 경험이 있는 기술인 만큼 안정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한계와 과제도 있다. 2024년 10월 플루이드크리스털 기술을 적용한 CAM2029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조 관련 결함을 지적받으며 승인을 거절당했다. 제조 이슈와 함께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브릭사디의 경우 소분자약물로 약물의 로딩량 확보가 용이했다. 약물 로딩량은 약물전달시스템 내 안정적으로 넣을 수 있는 약물의 양이다.

하지만 CAM2029처럼 고용량 펩타이드의 경우 약물 로딩량 확보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제형 최적화가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제조 관련 결함이 지적돼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변함없는 사실은 릴리가 카무루스의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펩트론 스마트데포의 기술평가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릴리는 끊임없이 차세대 기술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고 펩트론의 스마트데포는 특히 높은 로딩량이 강점이다.

이미 릴리는 펩트론과도 어떤 파이프라인에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할 지 논의한 상태다. 이는 카무루스 기술을 적용할 파이프라인과 무관하다고 알려졌다.

펩트론이 릴리에 카무루스의 기술도입으로 현재 진행 중인 기술평가에 변동이 생기냐고 확인했을 때 릴리는 "변함없이 간다"고 답했다.

다만 펩트론은 적극적으로 이 사안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파트너사인 릴리의 허가 없이는 현재 기술평가 단계에 대한 상세 내용을 외부 언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밀유지조항이 있어 펩트론이 단독으로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

펩트론은 국내 시장에서의 오해를 풀기 위해 추가 설명이 가능한지 여부를 릴리에 확인할 예정이다. 시장에 왜곡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릴리로부터 펩트론과의 기술평가는 변함없이 진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구체적으로 현 단계를 속시원히 설명할 수 없어 답답하지만 릴리와 협의해 가능한 선에서 시장이 오해하는 부분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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