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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메리츠증권 리테일의 제갈량

구혜린 기자공개 2025-06-13 15:04:44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9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 리테일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부터 위탁매매시스템 '슈퍼365'에 약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하더니 자산 8조원을 돌파했다. IB 연계 구조화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거액자산가 채널 PIB센터를 구축하고 삼성증권 리테일 등에서 전문가들을 속속 끌어모았다. 기존 지점은 지역별 특색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편 중이다. 사실상 전방위적으로 리테일 부문을 리빌딩하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는 이경수 리테일부문장이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각인돼 있지만 사실 삼성증권 공채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업계에서는 '제갈량' 같은 인물로 통한다.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보고 최적의 수를 두는 특성 때문이다. 임직원을 자칭 타칭 용병(?)으로 부르는 메리츠증권에서 임원 생활만 9년을 했으니 내부 신뢰도가 얼마나 두터운지 알 만하다. 지난해 말 리테일 수장이라는 새로운 미션이 그에게 주어졌다.

만만찮은 미션이다. 메리츠증권 리테일은 업계에서 지나치게 존재감이 없다. 딜 부문에서의 성과와는 대조적으로 WM 순이익은 연간 100억~200억원 수준이다. 이 부문장이 부임 후 지점을 돌며 느낀 소감은 '축 처져있다'라는 것. "다들 집에서는 가장이고 엄마일 텐데 저렇게 기운 없이 퇴근해서 애들이랑 놀아주겠나 싶더라. 최소한 매일 웃으면서 퇴근하는 걸 우리 목표로 하자고 말했다"라는 그의 말에서 지점들의 분위기가 읽힌다.

즐거운 퇴근길이 누적되면 메리츠 리테일은 어떤 성과를 낳게 될까. 그가 세운 목표치는 명확하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앞으로 시총 30조원이 된다고 할 때 PER 10배를 적용하면 그룹 순이익이 3조원은 돼야 한다. 여기서 메리츠증권이 절반을 담당할 경우 연간 1조5000억원을 벌어들여야 하는데 현재 대비 두 배 이상이다. 1조2000억원을 IB에서 담당한다면 리테일이 3000억원 정도는 뒷받침해야 실현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위에서 경상이익 목표치를 요구한 게 아니고 개인적인 목표다. 시간이 축적돼야 하는 비즈니스여서 3년은 걸릴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면 3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업계에서 '얄미울 정도로 잘한다'는 메리츠의 딜에 자산가들을 태운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요즘 이 부문장은 대리 때처럼 일한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도 부지런한 사람은 못 이긴다는 말이 있다. 메리츠 리테일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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