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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인사제도 개혁' 사명 완수할 조병열 부행장⑦HR 조직 10년 넘게 몸담은 '인사통'…'인사카드 시스템' 재정립 한창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1 12:56:47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비은행 M&A를 일단락하면서 다시 우리은행의 시간이 됐다.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정진완 행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해 쇄신 작업에 한창이다. 내부통제 부실 원인으로 지목된 조직 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게 당면 과제다. 또 잠시 중단된 기업금융 명가 재건 전략을 재정비하고 영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은행을 움직이는 정 행장 체제 키맨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그들의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9일 14시1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열 우리은행 HR그룹장 부행장(사진)은 조용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가진 임원으로 통한다. '상고 명문'으로 통하던 덕수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일은행(현 우리은행)에 입행해 40년을 한 조직에서 보내고 있다. 부행장이 된 후 전면에서 부각되진 않으나 난이도 높은 과제를 수행하는 금융소비자보고그룹, 연금사업그룹, HR그룹을 담당했다.

부행장은 통상 2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지만 조 부행장은 올해 3년차를 맞았다. 조 부행장의 유임과 HR그룹장 선임에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행장은 취임 전부터 인사 제도 개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HR 조직에서 10년 넘게 재직했고 행내 신망이 두터운 조 부행장이 사명을 완수할 적임자라고 봤다.

◇정진완 행장 '오랜 꿈' 실현 위해 3년차 부행장 유임

조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1986년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에 고졸 행원으로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올해 임기를 마치면 우리은행에서 재임한 기간만 40년이 되는 셈이다.

정 행장과는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각자 다른 경력을 쌓아왔다. 조 부행장은 고졸 행원으로, 정 행장은 대졸 공채로 경력을 시작했다. 조 부행장이 정 행장보다 나이가 1살 많고 입행 연도도 9년 빠르다. 이들은 지난해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숏리스트 6인에 성정되며 경쟁했고 정 행장이 최종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지난해 정 행장은 1년차, 조 부행장은 2년차 부행장이라는 점에서 세대교체 성격이 짙은 인선이었다. 정 행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후배 임원들 중심으로 경영진 재편이 점쳐졌으나 조 부행장은 유임해 올해 부행장 3년차를 맞이했다. 부행장 임기가 보통 2년이고 조 부행장이 나이와 입행 연도가 모두 앞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행장의 의지 없이 조 부행장이 유임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정 행장은 취임하면서 인사제도 혁신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주니어 시절부터 행내 불합리한 인사평가 제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 제도 개혁이 그의 오랜 꿈이다. 다만 인사 파트 경험이 부족해 전문성을 가진 베테랑이 필요했다.

조 부행장은 행원 시절부터 부부장이 될 때까지 10년가량 인사 조직에서 근무했다. 인사 이동과 승진을 담당하는 관리팀, 채용을 맡는 기획팀과 함께 인사부의 한 축을 담당하는 노사 파트의 팀장을 맡았다. 2014년에는 인사부 산하 직원만족센터장을 맡아 많은 직원들과 소통했다. 이 이력이 정 행장 체제에서 HR그룹장으로 낙점되는 데 결정적이었다.

그의 품성도 유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전통적으로 은행권에서 인사부는 엘리트 조직으로 여겨진다. 인사부 출신들은 본인의 경력에 강한 자부심 갖는 경우가 많다. 조 부행장은 본인을 내세우기보다 조직을 위한 헌신을 우선시한다는 평이다.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실적을 관리하기 까다로운 연금사업그룹을 담당할 때도 묵묵히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다.

◇인사평가에 직원 견해 최대한 반영…수평적 정보공개 지향

조 부행장은 올해 인사카드 시스템을 재편했다. 인사카드에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정보를 삭제했다. 대신 행내 수상 이력과 자격증 취득 중심으로 인사카드를 꾸렸다. 입행 후에 쌓은 성과를 중심으로 인사 평가를 하려는 의도다. 기존 인사 평가 방식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과 견해를 반영했다.

또 인사카드를 본인이 조회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지점장 또는 부서장 정도만이 소속 직원들의 인사카드를 조회할 수 있었으나 이젠 각자 자신이 조회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됐다. 스스로 본인의 이력을 조회하고 보완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개편 취지다.

이같은 변화는 다소 폐쇄적이었던 인사 정보를 수평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인사 이동과 승진에 필요한 정보를 인사 조직이 독점하는 구조였다면 이젠 공개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직원들의 인사 정보 접근성을 높여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조 부행장의 개혁 지향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진완 행장이 인사 제도 개편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는 게 HR 전문가인 조병열 부행장의 역할"이라며 "단기간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조 부행장이 HR그룹장을 맡은 뒤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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