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선 이랜드그룹]전략과 실행의 투톱, 황성윤·고관주 체제 가동④현장형 리더와 재무통 시너지, 그룹 핵심 '유통 부문' 재건 및 체질 개선 미션
정유현 기자공개 2025-06-11 07:55:55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패션·유통·외식 등 생활 밀착형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복합 소비재 기업이다. 오랜 기간 유통 채널이 중심축 역할을 해왔지만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사이, 패션과 외식 부문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벨은 전략 재정비가 진행 중인 이랜드그룹의 현황을 짚고, 변화의 흐름과 핵심 인물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2019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이후 경영진의 세대별 역할 구도가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오랜 기간 그룹을 이끌어온 베테랑들이 전략의 방향타를 잡는 한편 젊은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 실행에 나선다. 신구(新舊)의 조화 속에서 대표이사가 전략과 실행의 중심에 서고 CFO는 재무 전반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투트랙 체제가 유지되는 모습이다.현재 그룹의 젊은 리더로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주목받는 사람은 황성윤 이랜드 유통부문 총괄 대표다. 그룹의 실질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가운데 고관주 CFO는 자본 재배치와 재무 부담 최소화 등을 통해 실무적 기반을 뒷받침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82년생 황성윤 대표 유통과 외식 총괄 미션, 현장과 재무 '균형' 구조
지난해 9월 말 창사 44주년을 맞아 이랜드그룹은 경영진 교체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랜드그룹의 패션 사업은 뉴발란스를 1조 브랜드로 육성한 이랜드월드 조동주 상무를, 유통 부문 총괄 대표는 애슐리를 키운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황성윤 대표는 2024년 11월 이랜드리테일의 각자 대표로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황성윤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곳은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킴스클럽(하이퍼마켓), 이랜드팜앤푸드(식자재), 이랜드이츠(외식) 등 4개사다. 유통 사업과 외식 사업 양 축을 총괄하는 구조상 그룹 내 젊은 리더 중 가장 무게감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대표이사의 교체는 있었지만 1960년대생 최종양 부회장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중장기 전략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 유통 부문 총괄이었던 윤성대 중국 패션 사업 대표는 전략기획실을 거쳐 이랜드파크 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친 인물이다. 그룹의 유통 사업 개편 등을 주도하는 등 전략과 재무 중심의 경영자였다면 황성윤 대표는 실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행형 리더로 볼 수 있다.
애슐리 현장 매니저로 시작해 외식업 한길을 걸으며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라서며 '샐러리맨 신화'로도 불린다. 그룹의 핵심 축이었던 유통 부문의 재건이 시급한 상황에서 황 대표를 전면에 투입한 것은 전문 분야인 외식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로 리더십 교체 후 '델리 바이 애슐리' 등을 론칭해 킴스클럽에 입점시켰고 고객 집객 효과는 물론 이랜드킴스클럽의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한 식자재 통합구매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불필요한 중간 유통 수수료를 절감하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황성윤 대표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룹의 곳간지기인 고관주 CFO가 후방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의 재무통으로 꼽히는 고관주 CFO는 지난해 7월 인사를 통해 그룹의 CFO로 선임됐다. 기존에는 윤성대 전 대표와 이윤주 전 CFO 콤비 체제가 유통 사업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황성윤 대표 고관주 CFO 체제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고관주 CFO 그룹 '재무 리스크' 해소에 무게, 이랜드이츠 '후배'에 이양
이랜드그룹에서 재무 전문가들의 역할은 막중한 편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CFO는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로 참여하면서 경영 전반에 걸쳐 재무 전략 수립과 자본 운용 방향 설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편이었다. 한차례 세대교체가 진행됐다고 평가를 받았던 2021년의 경우 이윤주 전 CFO와 고관주 CFO가 다수의 계열사의 등기임원에 오른 상태였다.
2025년 6월 초 기준 고관주 CFO도 다수의 계열사에 임원을 겸직하고 있지만 이랜드이츠 이사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룹의 재무를 총괄하기 때문에 고 CFO의 관리하에 있지만 후배들에게 바통을 넘기며 그룹의 이슈 중 재무 리스크가 높은 영역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초 기준 이랜드이츠의 이사회는 황성윤 대표뿐 아니라 김혜영·오진석·김홍준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진석 사내이사는 뷔페/다이닝 BU장이다. 김혜영 이사는 이랜드월드, 김홍준 이사는 이랜드리테일의 재무 담당 실무자다.
이랜드이츠가 자체적으로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신규 출점을 통한 확장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재무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과제다. 100%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본사 차원의 관리가 수월하지만 매장을 출점할 때 임차보증금과 임대료 등의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작년 말 기준 부채 비율은 248.88%다. 작년 상반기에 300%를 넘겼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부담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랜드이츠 이사회의 재무 담당자들은 이랜드이츠를 미래 IPO 카드로 육성하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도 실시할 것에 무게가 실린다. 재무 실무는 후배 세대가 중심이 되어 전면에서 주도하고, 고관주 CFO는 그룹 차원에서 이를 총괄하며 자본 재배치와 재무 리스크를 조율하는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민이 큰 상황에서 외식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한 반등을 도모하기 위해 황성윤 대표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며 "과거 윤성대-이윤주 실장 체제처럼 고관주 CFO와 합을 맞추는 것으로 보이며 이랜드이츠 IPO 준비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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