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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RWA 매니징 점검]대세가 된 밸류업…성장보다 자본비율 관리 힘쓴다[총론] 당국 전향적 입장, 전략 변화 '도화선'…외형 확장 자제, 자본효율성 높이기 한창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2 12:21:39

[편집자주]

시중은행지주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성장을 목표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던 1~2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업이 은행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매니징을 대출 성장보다 우선시하게 된 영향이다. 앞으로는 순이익 규모보단 밸류업 성과로 CEO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핵심인 RWA 매니징 현황과 중점 과제를 사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07시0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을 자제하고 자본비율 관리에 매진하는 경영 전략이 은행권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지주는 올들어 외형 확장을 자제하고 자본 효율성 극대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이자 장사' 비판 탓에 대출을 마냥 늘리기 어렵고 새 정부 출범으로 자본비율 규제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방침은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은행권 경영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지주가 잇따라 밸류업을 최우선 경영 과제로 선정하면서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한 보통주자본(CET1)비율 개선이 대표적인 밸류업 방안으로 꼽힌다. 금융지주는 RWA 성장 제한 뿐만 아니라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침표 찍은 '기업금융 쟁탈전'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RWA 성장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4대 금융의 올 1분기 RWA 성장률은 보면 하나금융 1.43%, 신한금융 0.9%, KB금융 0.7% 순이다. 우리금융은 0.6% 역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RWA 성장률과 비교하면 올들어 둔화 흐름이 본격화 한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한해 동안 신한금융은 8.6%, KB금융은 7.8%, 하나금융은 7.3%, 우리금융은 6.8% 씩 RWA를 늘렸다.

올해는 평균적으로 RWA 성장률이 5%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5%는 명목 GDP 성장률로 주요 금융지주가 내세우고 있는 관리 목표치다. 명목 GDP 성장률을 웃돌지 않는 수준으로 RWA 증가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은행권이 RWA 성장률에 별다른 제약을 두지 않았던 2023~2024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전략이다. 작년과 재작년만 해도 대형 시중은행은 법인 고객을 유치해 신규 대출을 일으키는 '기업금융 쟁탈전'을 벌였다. 성장에 고삐를 당기던 시기다.

시중은행은 신용등급이 우량한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대출 제공을 아끼지 않았다. 신용등급 BB 이하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 150%가 적용돼 신규 대출에 따른 RWA 증가 폭이 크다. 4대 금융지주의 RWA가 사별로 15조~27조원 씩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변화 조짐이 생긴 건 자본비율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다. 지난해 금융 당국이 은행권의 주주환원에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밸류업이 화두로 떠올랐다. 2021년만 해도 금융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를 우려해 은행권에 배당을 줄이고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할 것을 권고했으나 지난해 들어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지주는 주주환원 규모와 연동되는 CET1비율을 개선해야 해 마냥 기업금융 대출 잔액을 늘릴 수 없게 됐다. 중소기업 대출에 수반되는 RWA 증가는 CET1비율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환율 불확실성 여전하고 밸류업 중시 기조 지속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이 예상치 못한 고환율 국면에 노출된 것도 RWA 관리 방침에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의 원화가치 평가손익에 영향을 미쳐 RWA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최근 환율 1300원대로 조정됐으나 대외 환경 급변에 따라 언제든지 1400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한층 보수적인 RWA 관리 방침이 굳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에도 밸류업을 중시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자본비율 관리 위주의 금융지주 경영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으론 가산금리 산정시 금융 소비자에게 비용이 부당 전가 되지 않도록 은행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 성장 일변도 전략을 재현하는 건 어려워졌다.

정교하게 RWA를 매니징하는 동시에 RoRWA 중심의 수익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게 은행권의 과제다. RWA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지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자본 효율성을 달성하는 건 가능하다. 외형 확대보다 자본 효율성 개선이 밸류업에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한 금융지주 재무 담당 임원은 "배당을 늘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밸류업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당국과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시대"라며 "주주환원을 늘리려면 CET1비율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해 RWA 매니징이 올해 경영 화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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