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가 대표이사를 교체한다. 장수 CEO인 이석우 대표가 이달을 끝으로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연초부터 사측에 퇴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려진다. 후임은 오경석 팬코 대표로 내정했다.2017년 말 이석우 대표의 두나무 합류는 IT 업계 큰 주목을 받았다. NHN 미국법인 대표, 카카오 공동대표를 지낸 인물이 당시만 해도 부정적 인식이 가득하던 신생 산업에 뛰어들었으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다른 한쪽에서는 이석우가 아닌 송치형의 결정에 주목했다. 창업자인 송 회장은 적자만 내던 두나무가 업비트라는 '메가 서비스'를 내놓은 지 두달째 되던 시점에 대표자리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에게 운영을 맡겼다.
스타트업부터 시작한 창업자들에게는 모든 업무를 직접 처리하려는 습관이 배어 있다. 때를 알고 물러나는 것이 미덕이지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창업자는 많지 않다. 주도권을 자신이 쥐어야만 안심하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다수와 달리 빠른 결단을 내렸다. 업계서는 송 회장의 이 결정을 '신의 한 수'라 부르기도 한다. 이 대표는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송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 두 명의 창업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비판을 받던 시기에도 이석우 대표가 서 있었다. 이 시기 두나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렇기에 두나무 입장에서는 이 대표 후임을 찾는 게 더더욱 어려웠다. 장고 끝에 송 회장이 선택한 사람이 오경석 내정자다. 김형년 부회장을 비롯한 초기 멤버들과 주요 주주도 송 회장이 직접 설득했다고 알려졌다.
송 회장의 결정에 업계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오 내정자의 이력이 그 이유다. 그는 판사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한 뒤 2016년부터 처가인 팬코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경영인으로서 전임자만큼의 임팩트나 이력이 없다. 두나무 사정에 정통한 내부 인물도 아니다. 재계서열 36위 기업으로 커진 두나무를 이끌기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오 내정자를 선택한 송 회장의 의중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에 대비해 법조인 출신 인물을 앉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만 뒤따를 뿐이다
하지만 송 회장을 아는 이들은 늘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함께 그 이상의 복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내려놓은 다음 수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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