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RWA 매니징 점검]KB금융, 빛나는 '소매금융 강자' 면모①RWA 가장 많지만 CET1비율 최고…위험가중치 낮은 '가계대출' 중심 포트가 한몫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2 12:23:43
[편집자주]
시중은행지주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성장을 목표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던 1~2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업이 은행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매니징을 대출 성장보다 우선시하게 된 영향이다. 앞으로는 순이익 규모보단 밸류업 성과로 CEO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핵심인 RWA 매니징 현황과 중점 과제를 사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4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은 리딩금융답게 주요 시중은행지주 중 가장 큰 위험가중자산(RWA)을 보유하고 있다. RWA 규모만 놓고 보면 자본비율 관리에 애를 먹을 법도 하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매금융 강자로 위험가중치가 낮은 가계대출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가 경쟁력 원천이다.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안정적인 가계대출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무리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필요도 없었다. 다른 시중은행이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성장과 RWA 관리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는 SOHO 대출도 부동산 임대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RWA 관리가 수월하다.
◇단단히 뿌리내린 가계대출, 자본비율 지탱
KB금융은 지난 1분기 기준 CET1비율 13.68%를 기록했다. 13%를 적정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넉넉한 버퍼(buffer)를 두고 CET1비율이 관리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3.27%, 우리금융은 12.43%를 기록했다. KB금융이 금융지주 밸류업 대장주로 꼽히는 것도 다른 금융지주가 넘보기 어려운 CET1비율 수준 덕분이다.

CET1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RWA를 보면 KB금융이 가장 높다. KB금융은 1분기 348조원의 RWA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신한금융 345조원, 하나금융 283조원, 우리금융 233조원 순이다. 비은행 계열사 규모가 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RWA가 상대적으로 크다.
RWA 규모가 크지만 CET1비율을 탄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질적으로 우수한 자산 포트폴리오가 꼽힌다. 최근 RWA 성장률을 제한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으나 실적을 개선해 자본을 축적하고 주주환원을 늘리는 건 금융지주의 숙명이다. KB금융은 실적 성장을 추구하되 RWA 확대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가계 대출이 KB금융의 경쟁력이다. RWA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용 RWA 파트는 대부분 은행 원화대출로 구성돼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기준 원화대출금 367조원 중 179조원을 가계에 제공했다. 가계대출 비중은 48.8%로 절반에 육박한다. 주택담보대출은 109조원으로 가계대출 내 비중이 가장 크다.
가계대출은 기업대출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낮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에 따라 RWA 위험가중치를 15%까지 낮춰 적용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15~50% 수준에서 위험가중치가 정해진다. 제공하는 대출 금액보다 작은 규모로 RWA이 추가되는 셈이다. KB국민은행 자산 성장을 유지하되 RWA 증가 부담은 낮추는 선순환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높은 편이다. 하나은행은 44.9%, 우리은행은 43.8%, 신한은행은 43.2%로 40% 초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소매금융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KB국민은행의 존재로 다른 시중은행은 리밸런싱이 쉽지 않다. KB국민은행 외 시중은행이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금융 쟁탈전 느긋한 관망
2023~2024년 타행이 기업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일 때도 리테일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조급하지 않았다. 지난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 146조원으로 2022년말 이후 13조원(10%)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이 19조원(16%), 신한은행이 16조원(13%), 하나은행이 15조원(13%) 증가한 것보다 작은 증가폭이다.
KB국민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한 건 RWA 관리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BB 이하 중소기업 대출은 위험가중치 150%가 적용된다. 대출 규모의 1.5배 금액이 RWA로 잡힌다. 대기업에 제공하는 대출에 비해 수취할 수 있는 이자는 높지만 RWA 증가와 자본비율 하락 부담은 더 크다.
중소기업 대출 내 소호 대출 포트폴리오도 KB국민은행의 자본비율 관리에 보탬이 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소호 대출 금액은 지난 1분기 94조원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64%를 차지한다. 신한은행(50%), 하나은행(42%), 우리은행(36%)보다 비중이 크고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은 담보 존재로 위험가중치가 낮다.
한 시중은행 재무 담당 임원은 "금융지주 RWA 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은행 원화대출인데 KB국민은행은 전통적으로 소매금융에 강해 RWA와 자본비율 관리에 용이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커보이지만 부동산 임대업자 대상 소호 대출이 큰 영향으로 RWA 관리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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