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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업계 체력 점검]중견 5사 재무제표 뜯어보니 "수익 꺾였지만 아직 견조"①환영·한국철강 ‘유동성’ 최상…대한제강 주의 요구, 한국특강 부채 위험군

이호준 기자공개 2025-06-13 07:29:10

[편집자주]

철근은 한동안 철강 업계의 믿을 만한 수익원이었다. 건설 경기가 좋았을 땐 판재 부문에서 난 손실까지 떠안으며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는 꺾였고 공급은 그대로다. 구조조정을 거론하는 시각과 수요 반등을 기다리는 시선이 함께 있다. 다만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을 확보한 기업이 유리하다는 평가엔 큰 이견이 없다. 더벨은 철근 시장 주요 기업들의 재무 구조와 리스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4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철근 수요도 급감했다. 시장에선 철근 업체들의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철근사들의 연쇄 부실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퍼진다.

그러나 주요 업체들의 재무를 살펴보면 적어도 중견 철근사들까지 포함해 줄도산을 우려할 수준은 아직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나빠진 건 공통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낮은 부채비율과 확보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구조적인 방어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철근 시장은 ‘1강 다중’ 구도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고, △대한제강(와이케이스틸 포함)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한국특강 등 중견 철근사들이 나머지 수요를 분담하고 있다.

중견 철근사들의 재무를 살펴보면 가장 건실한 곳은 환영철강공업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총자산 7342억원 가운데 부채는 71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0% 수준이다. 현금성자산 331억원에 기타금융자산 4124억원을 더하면 유동성 자산은 총 4455억원에 이른다. 총차입금은 111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철강도 유사한 수준의 안정성을 보인다. 이 기간 총자산 8934억원 중 부채는 113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12.7%다. 보유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4137억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이 25억원 정도 있지만 규모는 미미하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환영철강과 함께 최상위권으로 분류된다.
(25년 1분기 연결 기준. 한국제강은 작년 말 기준. 유동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 유동 금융자산)
한국제강도 준수한 편이다. 비상장사로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4960억원, 부채는 91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23%다. 현금성자산 553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986억원을 포함한 유동성 규모가 약 2540억원 수준이다. 총차입금은 20억원으로, 단기차입금 10억원과 유동성 장기부채 10억원이 각각 절반씩 차지한다.

대한제강은 재무 여건 변화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0년 인수한 철근 5위사 와이케이스틸을 연결 기준으로 포함하고 있는데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1415억원, 기타금융자산 1883억원 등 보유 유동성은 3300억원대에 달한다.

다만 총차입금이 52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약 200억원 늘었다. 부채총계도 2538억원에서 300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8%에서 34%로 상승했다.

대한제강은 2년 전만 해도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03억원, 올해 1분기에는 19억원으로 줄며 수익성 둔화가 뚜렷해졌다. 유동성 여력과 비교적 낮은 부채 구조 덕에 방어적인 체력은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부채 증가 흐름을 감안하면 향후 추이를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차입 의존도나 재무 구조 측면에서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곳은 현재로선 한국특강 정도다. 한국특강은 앞서 형강 분야에 주력해오다 2022년 철근 라인을 준공하며 본격적으로 철근 시장에 진입했다.

총자산 5423억원 중 차입금이 2221억원으로, 차입 의존도는 41%에 이른다. 자본총계는 2165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부채비율이 150%를 넘겼다. 주요 철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유 현금은 258억원에 불과해 유동성 면에서도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철근사들은 여전히 과거 호황기에 맞춰 잡은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 시절 모아둔 현금을 수천억원씩 쥐고 있는 곳들도 많다. 결국 그 돈을 얼마나 잘 지켜내느냐, 안 까먹고 버티느냐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느냐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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