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승인' 티빙·웨이브 합병, 남은 문턱 '주주 합의' 논의 시작 1년반만에 '9부 능선'…KT스튜디오지니 반대 가능성 주목
서지민 기자공개 2025-06-12 08:36:55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1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OTT 대표주자인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이 1년 반 만에 급물살을 탔다. 합병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OTT 시장의 혼란 방지 목적에서 일부 제약이 따라 붙었지만 합병 추진의 가장 큰 고비였던 심사 관문은 넘었다.다만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바로 '주주 합의'다. 합병은 결국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모두 통과해야 이뤄진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다수의 투자자들이 포진한 상태여서 주주간 합의를 장담할 수 없다.
◇공정위 조건부 승인…'토종 OTT' 단일화 가능성 급물살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국내 OTT 시장에서의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상위 2위와 4위 업체의 수평결합으로 구독료 인상 및 소비자 선택권 저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2026년 말까지 티빙 및 웨이브가 현행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을 부여했다.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하더라도 사실상 요금 인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기존 가격대와 서비스 내용이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해 유지하게 하는 등 시정조치도 내렸다.
해당 조건 자체는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티빙과 웨이브가 제공 중인 한국프로야구 리그 독점 중계, 실시간 방송 채널 등 콘텐츠로 인해 충성 구독자층이 상당하다. 그만큼 무리없이 통합 서비스로의 구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4년 기준 이용자 수 기준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33.9%로 1위를 차지한다. 티빙이 21.1%, 쿠팡플레이가 20.1%, 웨이브가 12.4%로 뒤를 잇는다. 단순 합산하면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한 통합 플랫폼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3.5%가 된다. 넷플릭스 턱밑까지 추격한 점유율 결과가 나온다.

◇남은 관문은 '주주 전원 합의'…KT스튜디오지니 입장이 변수
다만 아직 합병 성사를 장담할 수는 없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은 양사 이사회 및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법원에 합병등기를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서는 티빙과 웨이브 주주들의 전원 합의가 필요하다. 실제 합병 성사까지 아직 변수가 남아있는 셈이다.
현재 티빙의 최대 주주는 48.9% 지분을 보유한 CJ ENM이다. KT스튜디오지니(13.54%),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13.54%), SLL중앙(12.75%), 네이버(10.66%)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웨이브는 SK스퀘어가 40.5% 지분을 갖고 있으며 K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에서 19.8%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웨이브 전환사채(CB) 상환 분담, 합병비율 등에 대해 각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이에 따라 예상보다 심한 합병 반대를 겪어왔다. SLL중앙, KT스튜디오지니 등이 이의를 제기하자 SK스퀘어와 CJ ENM 관계자들이 나서 설득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는 곳은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2022년 KT의 100% 자회사이자 OTT플랫폼이었던 KT시즌을 티빙에 넘겨주면서 티빙의 2대 주주가 됐다. 넷플릭스 등 외국계 OTT가 영향력을 키우던 상황에서 미디어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KT가 티빙-웨이브 합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배경에는 자사 플랫폼 경쟁력 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통합 대형 OTT가 등장할 경우 지니TV나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빙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승인으로 합병을 위한 사전 심의를 통과해 9부 능선을 넘은 상황은 맞다"면서도 "다만 양사 주주 협의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주주 간 합의 진행 속도에 따라 명확한 합병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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