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RWA 매니징 점검]KB금융, 은행 주단위 점검 체계로 '화룡점정'②계열사 탑다운 관리 시스템 구축…경영진·영업조직 성과평가에 RoRWA 반영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3 12:57:09
[편집자주]
시중은행지주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성장을 목표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던 1~2년 전과 달리 올해는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밸류업이 은행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매니징을 대출 성장보다 우선시하게 된 영향이다. 앞으로는 순이익 규모보단 밸류업 성과로 CEO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핵심인 RWA 매니징 현황과 중점 과제를 사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3시3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지주가 구심점이 돼 그룹 RWA 전반을 조율하는 사전관리체계를 도입했다. 지주가 계열사별 RWA 목표를 설정하고 계열사는 사업부문별로 한도를 배분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이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은 경영진 성과평가와 영업 조직 KPI에 반영된다.여기에 KB국민은행의 주단위 신용 RWA 산출 시스템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신용 RWA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RWA 변동성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KB금융은 완성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급격한 RWA 증가 없이 안정적인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전관리체계·주단위 산출로 '예측 가능성' 높인다
KB금융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면서 RWA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리딩금융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선보이려면 RWA 관리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RWA 성장률을 목표한 수준 내로 제한해야 원활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

지주가 RWA 통제 권한을 갖는다. 산하 계열사의 RWA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각 계열사는 지주가 설정한 목표치 내에서 사업부문별로 RWA 한도를 배분한다. 이때 사업부문별 RWA를 사전 예측하고 개별자산 RWA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가동한다. RWA가 증가하기 전부터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사전관리체계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같은 시스템 가동으로 연간 RWA 성장률을 4.5%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목 GDP 성장률인 5% 이내에서 RWA 성장을 용인한다. 이를 초과할 경우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돼 결과적으로 주주환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RWA 성장률을 제한하는 대신 RoRWA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된 자산 중심으로 RWA를 늘려 성장률 둔화를 극복한다.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 항목에 RoRWA가 포함돼 있다. 또 올해는 KB국민은행 영업조직 KPI 재무 항목에 RoRWA를 추가했다. 각 영업조직은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RoRWA 관리도 염두에 둬야 한다.
KB국민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주단위 신용 RWA 산출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기존에는 월단위로 신용 RWA를 산출하고 있다. 월간 RWA 증가 속도에 따라 향후 영업 계획을 수정하는 식이다. 주단위 시스템이 마련되면 RWA 변화를 더 기민하게 파악할 수 있어 목표치 내에서 성장률 관리가 가능해진다.
RWA 관리 시스템 고도화는 주주환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밸류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RWA 증가폭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투자자도 늘었다. 실적 발표에서 RWA 증가폭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면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되기도 한다.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RWA를 늘릴 수 있으면 안정적인 주가 관리가 가능해진다.

◇완성된 비은행 포트폴리오, RWA 관리 '이상 무'
KB금융 RWA 중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열사는 KB국민은행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 RWA는 346조원이다. 이중 234조원이 KB국민은행 RWA다. KB국민은행이 전체 RWA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의 관리 체계가 고도화되면 그룹 RWA를 안정적으로 매니징할 수 있는 구조다.
비은행 계열사 RWA를 보면 KB증권이 40조원, KB국민카드가 32조원, KB캐피탈이 17조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출자, 인수금융 등 IB 거래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높아 비은행 계열사 중 RWA 규모가 큰 편이다. 카드사도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RWA가 상대적으로 크다.
다만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의 급격한 RWA 증가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수년간 비은행 M&A를 통해 완성형에 가까운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추가 M&A로 인한 RWA 증가 및 자본비율 악화 가능성은 극히 낮다. 또 RWA 증가 부담이 덜한 보험사가 자산과 순이익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은 것도 이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보험사의 RWA가 상대적으로 작은데 KB금융은 KB손해보험의 기여도가 높아 자산 외형 대비 RWA 증가 부담이 적다"며 "KB국민은행도 위험가중치가 낮은 소매금융 중심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여러모로 자본비율 관리에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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