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지금]실적 반등 성공, 넥스트 스텝 주목②코로나19,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분쟁 딛고 반전…R&D 로드맵 기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17 13:04:39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장덕현 사장 체제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골자는 모바일 의존도 낮추기다. 대안은 전장과 인공지능(AI)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전기차 캐즘 등으로 예상보다 전환 속도가 늦어졌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신사업도 가시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트럼프 스톰'이라는 대외 변수가 있다. 어수선한 상황 속 삼성전기의 현재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는 근 4년 동안 코로나19 국면, 이후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중 분쟁 등으로 온전한 경영환경을 누리지 못해왔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다만 작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이같은 결과는 고강도 구조재편에서 비롯됐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분야에 편중된 매출처를 서버, 자동차 등으로 분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로봇 시장까지 두드리면서 영토 확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삼성전기의 미래가 마냥 어둡지 않은 배경이다.
◇체질 개선 효과 가시화, R&D 집중 기조 유지
장덕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과 시스템LSI사업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 등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2022년 3월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올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러 대외변수 등장, 주요 사업 경쟁심화 등 어려움 속에서 삼성전기 수장을 맡게 된 장 사장은 체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성과가 전체 실적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줄인 것이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사안이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40~50%에서 20~30%로 축소했다. 이 시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전 등 사업이 고전한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기가 리스크를 일부 해소한 셈이다.
핵심은 갤럭시 시리즈에 치중된 응용처를 다변화한 점이다. 주요 타깃은 완성차업체였다.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수요 증가에 맞춰 제품을 개발 및 고도화하고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는 삼성전기의 연구개발(R&D) 로드맵에서 드러난다. 매년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통해 개발실적을 일부 공개하는데 전장용 아이템이 늘어나는 추세다.
R&D에 투입하는 재원도 증가세다. 올 1분기 R&D 비용으로 1725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확대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R&D 비중도 5.8%에서 6.3% 상향됐다. 연간으로 봐도 취임 첫해인 2022년 5771억원에서 2024년 6663억원으로 불었다.
대신 시설투자와 가동률을 조정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2023년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2024년 반등하면서 장 사장의 결정이 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 10조2941억원, 영업이익 7350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 대비 16%와 11% 성장했다.
올 1분기도 중국 이구환신 정책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호성적을 냈다. 하반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내년과 내후년을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당장 하반기부터 매출이 찍힐 실리콘 캐패시터를 비롯해 전고체전지, 유리기판 등이 대상이다. 고객 전략에 따라 상용화 시점이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방향성은 확고하다.

◇제2의 이형도인가, 제2의 경계현일까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삼성전기 안팎에서는 앞으로의 장 사장 역할이 관심사다.
그동안 삼성전기 대표이사는 다른 계열사 대비 비교적 긴 임기를 보냈다. 최장수 이형도 대표(1993~2002년)를 필두로 강호문 대표(2002~2009년), 이윤태 대표(2015~2020년) 등이 그랬다.
반면 장 사장 전임자인 경계현 대표는 약 2년에 그쳤다. 다만 경 대표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화려한 복귀를 이뤄냈다.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 속에서 장 사장은 연임됐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이 새 사령탑을 맞이했다.
장 사장과 마찬가지로 반도체통으로 여겨지는 최주선 사장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거쳐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 사장의 계열사 이동이 언급되는 배경이다.
경 전 DS부문장과 전영현 현 DS부문장(부회장)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복귀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전 부회장 역시 삼성SDI에서 삼성전자로 돌아온 인물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 사장에 대한 이런저런 하마평이 있었지만 당분간 삼성전기에 남을 확률이 높아보인다"면서 "삼성그룹이 쇄신 과정을 거치고 있어 의외의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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