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SNI, VVIP전용 비상장투자 '속도조절'? 프라이빗 딜소싱팀 해체 수순…상품 전략 수정 연장선, 리스크 상품 '굳이'
이명관 기자공개 2025-06-17 16:00:48
[편집자주]
국내 WM(Wealth Management) 시장은 은행과 증권사, 운용사 등을 큰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인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PB(Private Banker)부터 콘트롤타워인 본사 리테일 파트, 여기에 자산을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얽히고설켜 있는 생태계다. 더벨은 이 시장의 화두와 동향, 그리고 고민 등 생생한 얘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프라이빗 딜소싱(Private Deal Sourcing) 전담 조직을 해체하고 관련 기능을 상품개발 부서로 흡수 통합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 대상 비상장 투자 상품을 직접 소싱해 제안하는 전략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시장에선 이를 삼성증권의 비상장 투자 전반에 대한 전략 수정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딜 공급 과정에서 투명성 문제와 함께 성과가 엇갈린 과거 투자 사례들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프라이빗 딜소싱팀을 기존 상품개발팀으로 편입했다. 두 조직은 모두 채널솔루션부문 산하 상품지원담당에 소속돼 있었으며, 기존에는 프라이빗 딜 전담 인력이 별도로 벤처·스타트업 기업 투자 기회를 발굴해 초고액자산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본래부터 상품개발팀을 통해 상품 론칭하고 판매하고 있는 프로세스였던 터라 PDS팀 자체가 독립적으로 상품을 혼자 만들지는 못했다"며 "효율성을 높이려면 통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딜소싱팀은 2022년 삼성증권이 전사 차원에서 신설한 조직이다. 기존 금융상품 위주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으로 비상장 지분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WM 전략을 다각화하려는 시도였다. 고객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스톤브릿지벤처스, 인터베스트 등 벤처 운용사들과 협업한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의미 있는 트랙레코드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 삼성증권이 소싱했던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비상장 벤처 펀드 2종은 각각 176%, 181%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터베스트와 협업한 딜도 151%를 넘는 수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이들 상품은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당시만 해도 삼성증권 내부에선 프라이빗 딜 조직의 확장 가능성과 차별화된 WM 전략으로서의 역할에 기대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처럼 부각된 성과와 달리 비상장 투자에서 실패한 사례들도 적잖이 쌓여갔다. 딜 소싱 여건이 악화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평가된 딜에 대한 회수 불확실성이 커졌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비단 프라이빗 딜소싱팀에 국한되지 않았던 터라 삼성증권으로선 전반적인 비상장 투자 상품에 대한 전략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해졌고, 연장선에서 조직개편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서 투자했던 비상장 투자 상품 중 실패한 투자 사례로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포트폴리오는 왓챠다. 왓챠는 한때 촉망받던 OTT 스타트업이다. 수천억원의 밸류를 인정받으며 차근차근 몸집을 불려나갔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 SNI에서도 고객 자금이 투입됐다. 삼성증권은 후기 라운드에 수백억원 가량 투자하면서 연을 맺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왓챠는 치열해지는 OTT 시장 경쟁 속에 유동서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자금난을 겪었다. 추가 투자유치는 물론 매각 등 다각도로 활로를 모색했다. LG유플러스와 연결되면서 매각 가능성이 희망이 생기기도 했지만, 끝내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창업주가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기도 했지만, 왓챠가 기사회생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고, 투자자들의 자금은 묶인상태다. 회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유티씨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투자조합을 비롯해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세컨더리 펀드 등 부진한 성과를 거둔 상품들이 다수다. 특히 유티씨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조합의 경우 상품이 론칭한 지 8년 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투자금 회수는 요원한 상태다.
이처럼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상품들이 쌓이면서 전반적으로 프라이빗 딜 상품 전반에 대한 고객 신뢰도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일부 딜은 내부적으로도 투자설명 자료의 신뢰성, 리스크 고지 수준 등에 대해 잡음이 있었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들은 삼성증권의 이번 조직개편을 단순한 내부 구조 정비 차원을 넘어, 비상장 투자 전반에 대한 전략 전환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비상장 상품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수적으로 검증된 상품 중심으로 고객에게 추천하는 형태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IMM홀딩스의 GP커밋 유동화 딜을 비롯해 안정성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상품을 꾸준히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IMM홀딩스의 GP커밋 유동화 딜은 원금보장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는 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SNI 고객층에서 WM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한 과제인데,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투자에 굳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로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결국 보편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돌아섰건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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