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KB vs 신한]성과 가른 영업 전략 '보장성 vs 저축성'⑩[생보사]건강 앞세운 신한, 순익·CSM 상승…저축성 매진한 KB, 전략 선회
정태현 기자공개 2025-06-13 12:57:5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4시5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과 KB라이프생명보험은 금융지주계 생명보험사이자 인수합병을 거쳤다는 공통된 이력을 가졌다. 하지만 영업에선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보장성 보험에, KB라이프는 저축성 보험에 매진 중이다.두 전략 모두 장단이 있지만 신회계제도(IFRS17)라는 기준에서 보면 신한라이프가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신한라이프는 순이익과 IFRS17의 주요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모두 증가했다.
◇APE 보장성 비중 '신한 93%, KB 21%'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가 올해 1분기 수익성 지표에서 상반된 결과를 냈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익은 1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1542억원보다 7.1% 증가했다. KB라이프는 943억원에서 870억원으로 7.7% 줄었다.

두 곳의 상반된 영업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신한라이프는 보장성보험에, KB라이프는 저축성보험에 집중했다.
연납화보험료(APE) 내 보장성 비중을 보면 신한라이프가 93.1%, KB라이프가 20.9%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영업 성과 지표인 APE는 월·연·일시납으로 내는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수치다.
신계약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1분기 신한라이프의 보장성 신계약이 22만5856건으로, 전년 동기 21만8132건보다 3.5%(7724건) 증가했다. 반면 KB라이프는 2만1323건에서 1만8677건으로 12.4%(2646건) 줄었다.
보장성보험은 IFRS17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축적하는 데 유리하다. 대다수 보험사가 IFRS17을 도입한 2023년부터 저축성보다 보장성에 매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IFRS17을 도입할 당시 KB라이프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한 상태였다. 건강보험에 주력하던 경쟁사들과 달리 KB라이프는 합병 이후 화학적 통합에 보다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영업과 관리가 비교적 수월한 저축성보험에 힘을 쏟은 것으로 풀이된다.
◇IFRS17 주요 지표 CSM '신한↑, KB↓'
신한라이프는 건강성보험을 강화한 덕분에 CSM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분기 CSM은 7조4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2776억보다 2.1% 증가했다. KB라이프의 경우 3조2386억원에서 2조9897억원으로 7.7% 감소했다. 이 중 신계약 CSM도 1314억원에서 1257억원으로 4.3% 줄었다.

CSM은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CSM은 킥스비율의 분자인 가용자본을 구성하는 요소다. CSM을 늘리면 간접적으로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 금리 인하로 킥스비율 하방 압력이 거세진 걸 고려하면 CSM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신한라이프는 앞으로도 보장성 상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KB라이프도 점차 건강보험에 힘을 쏟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정문철 대표가 올해 취임하면서 조직을 새단장한 결과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KB라이프는 지난 4월 'KB 딱좋은 요즘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과 같은 3대 질병을 보장해 준다. KB라이프가 종합건강보험을 출시한 건 이 상품이 처음이다. KB국민카드와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도 준비하고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 건강보험 강화 전략을 돕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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