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배당 리포트]한국철강 배당금, KISCO홀딩스 '분쟁 진화' 마중물되나주식발행초과금 500억 감액해 모회사 지원, 남은 5000억 활용 관심
고설봉 기자공개 2025-06-13 14:31:06
[편집자주]
감액배당을 추진하는 상장사가 늘어나고 있다. 감액배당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몇 안되는 이슈다. 배당성향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최대주주의 기업 승계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재무적 측면에선 기업의 초과자본 효율화 및 ROE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더벨은 기업들의 감액배당 현황을 짚어보고 배당 전후 자본변동 등 재무적 영향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철강이 모회사 KISCO홀딩스 지배구조 분쟁을 진화하기 위해 감액배당을 적극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철강은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약 501억원을 감액해 KISCO홀딩스에 배당했다. KISCO홀딩스는 이를 활용해 현금배당을 강화하며 주주들과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다만 여전히 KISCO홀딩스와 주주연대간 분쟁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KISCO홀딩스가 주주환원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국철강이 보유한 대규모 주식발행초과금이 감액돼 KISCO홀딩스의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감액배당 나선 한국철강
한국철강은 지난해 12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자본준비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을 처리했다. 당시 대다수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자본금의 감액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국철강은 지난해 9월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감액을 단행했다. 감액한 금액은 주식발행초과금 중 약 501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철강의 주식발행초과금은 5525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약 9.97%를 감액했다.
상법에선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주식발행초과금에 대해선 감액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철강의 자본금은 지난해 9월 말 총 약 461억원이다.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692억원으로 한국철강은 주식발행초과금 중 약 4334억원을 감액할 수 있었다. 지난해 한국철강이 감액한 준비금은 501억원으로 감액할 수 있는 재원의 11.56% 수준이다.
이번에 한국철강이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한 것은 2008년 지주회사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한국철강은 2008년 9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당시 한국철강은 회사를 인적분할해 KISCO홀딩스(존속회사)와 한국철강(신설회사)으로 각각 나뉘었다. 이 과정에서 신설법인인 한국철강으로 대규모 주식발행초과금이 유입됐다.
이후 한국철강은 매년 결산 배당 등 방식으로 키스코홀딩스로 현금을 올려보냈다. 그러나 감액배당 등 투자금을 키스코홀딩스로 환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한국철강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처음으로 지주회사로 자본금을 환원한 사례다.

◇KISCO홀딩스 지배구조 분쟁에 활용된 감액배당
이번에 한국철강이 대규모 자본금을 모회사인 키스코홀딩스로 올려보낸 것은 키스코홀딩스가 겪고 있는 지배구조 분쟁 때문이다. KISCO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주요 투자자인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국민연금공단, 주주연대 등과의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이다. 주주연대는 키스코홀딩스가 대규모 잉여금을 쌓아두고도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며 KISCO홀딩스를 상대로 소송전을 불사해왔다.
이에 따라 KISCO홀딩스는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자사주 소각에 이어 올해 초 감액배당까지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철강으로부터 감액배당 등을 받아 주주환원 관련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자본준비금을 감액한 한국철강을 이를 재원으로 올해 초 곧바로 감액배당에 나섰다. 지난해 감액으로 한국철강의 배당가능이익은 약 501억원이 증가했다. 한국철강은 지난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약 265억원을 배당했다.
이어 한국철강은 주총에서 중간배당제를 신설해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예고했다. 연간 결산배당 외에 회기 중 배당을 하기로 한 만큼 향후 한국철강의 배당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또다시 자본준비금 감액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다만 추가 감액 여부는 주주환원정책 확대와 주주들과 분쟁 등 상황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한국철강의 이잉잉여금은 2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한국철강의 배당금 총액은 최대 265억원 수준이었다. 2022년 116억원, 2023년 155억원에서 지난해 26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현재 이익잉여금으로 충분히 배당을 펼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KISCO홀딩스가 여전히 주주들과의 소송을 펼치는 등 분쟁상황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대규모 감액이 이뤄질 가능성이 열려있다. KISCO홀딩스가 향후 더 적극적인 배당확대에 나설 경우 재원마련을 위해 한국철강이 보유한 5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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