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캐피탈은 지금]'하나' 간판 변경 20년, 실적 기여에 달라진 그룹 내 위상①완전 자회사 전환 이후 기업금융 공격적 영업…업계 자산 2위 유지
김경찬 기자공개 2025-06-16 12:49:49
[편집자주]
하나캐피탈은 업권의 판도를 흔들었던 '게임 체인저'였다. 다른 캐피탈사보다 한 박자 빠른 사업 다각화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영업자산을 보유하며 최상위 수준의 시장점유율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변곡점을 맞이했다.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김용석 대표 체제 들어 다시 본업에 충실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반등의 돌파구를 찾아 나선 하나캐피탈의 사업구조와 재무, 과제 등 경영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15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캐피탈'이라는 간판을 단지 20년이 흘렀다. 자산 규모가 2000억원이었던 하나캐피탈은 어느덧 약 20조원을 보유한 대형 캐피탈사로 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 내에서는 손익 기여도를 지속 확대하며 비은행 계열사 위상을 높여갔다.하나캐피탈의 전통적 주력 사업은 자동차금융이다. 현재 영업자산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이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는 기업금융 볼륨을 본격적으로 키웠던 2018년 이후다. 고수익 위주의 사업 다각화로 금융지주계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영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05년 하나캐피탈로 새롭게 출발, 사업 다각화 성과는
하나캐피탈의 전신은 코오롱신판이다. 코오롱그룹이 1987년에 설립한 최초의 금융 자회사다. 할부금융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로 자동차금융을 주력 자산으로 키워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경영 악화가 계속되면서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코오롱의 본업이 금융이 아니었던 만큼 부진한 금융 계열사를 더이상 안고 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인수자로 나선 곳이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2004년 14.9%의 지분 인수와 함께 위탁경영을 해왔다. 이듬해 지분율을 50.1%까지 끌어올리면서 하나은행은 최대주주에 올랐다. 2008년에는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전환됐다. 이후 10년이 흘러 코오롱이 보유했던 잔여 지분을 하나금융이 모두 인수하면서 하나캐피탈은 완전 자회사로 전환됐다. 비이자 이익을 늘리고 경영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재편이었다.

하나캐피탈로 전환된 이후에도 자동차금융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초기에는 국산 신차에 집중했으나 논 캡티브사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후 수입신차와 중고차, 렌터카 등의 취급을 늘리며 자동차금융 비중을 꾸준히 확대했다. 지주의 자금 지원도 영업 성장의 발판이 됐다. 하나캐피탈은 편입 이후 2017년까지 약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해 자동차금융 비중이 전체 영업자산의 60% 가까이 차지하며 핵심 영업 기반이 됐다.
하나금융의 완전 자회사가 된 2018년은 주요 전환점을 맞이한 해였다. 하나캐피탈은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키워나갔다. 기존 자동차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피탈사의 전통적 업무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업대출과 대체투자 중심으로 취급 자산을 늘리면서 다각화된 사업 기반을 마련해 나갔다.
고수익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하나캐피탈은 처음으로 1000억원이 넘는 손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이후 기업금융에서 성장을 지속하면서 2020년에는 금융지주계열 순이익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그룹 내 위상도 높아졌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기여도를 높여갔다.

◇깊어지는 부진의 늪, 올해 반등 발판 마련할까
하나캐피탈은 하나금융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계열사다. 매년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35%에 달했다. 꾸준한 외형 성장으로 19조원의 자산을 확보하면서 현대캐피탈에 이은 업계 2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실적 측면에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2년 연속 순이익이 떨어지면서 지주계열 5위로 내려앉았다. 하나캐피탈이 자랑했던 수익성도 급격히 저하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새롭게 키를 잡은 김용석 대표는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성장 동력이 됐던 것은 선제적인 시장 대응이다. 과거에도 다른 캐피탈사보다 선제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루면서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수 있었다. 향후 영업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 전략이 실적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리테일금융 자산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당분간 자동차금융과 유망산업인 헬스케어 부문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익 기반이었던 기업금융에 대해선 취급 자산을 줄이며 관리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며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게 김용석 대표의 핵심 경영 목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카드론 규제 후폭풍]카드론 막히자 다시 뜨는 할부금융… 리스크 부담
-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파장]부산은행, 주담대 중심 성장 전략 '변화 기로'
- [저축은행 수익구조 점검]OK저축, 투자 성과에 가려진 수익성 둔화…내실 성장 과제
- [저축은행 매물 분석]'적기시정조치' 안국저축은행에 쏠리는 관심
- [중소 보험사 펀더멘털 점검]AIA생명, 효과 줄어든 보장성 강화
-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파장]카카오뱅크, 예견된 성장 둔화…포트폴리오 다각화 과제
- [금융사 상생금융 2.0]신한금융, 금융부담 완화 방점 찍은 '업(Up) 프로젝트'
- [생명보험사는 지금]통합 3년차 KB라이프, 아직은 아쉬운 성적표
- [중소 보험사 펀더멘털 점검]하나생명, 수익성 반등 동력 CSM
- [금융사 상생금융 2.0]조단위 넘어선 상생금융, 더 크고 다양해진다
김경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수익구조 점검]OK저축, 투자 성과에 가려진 수익성 둔화…내실 성장 과제
- iM캐피탈, 라오스 손자 법인에 첫 자금 지원…연간 흑자 포석
- [저축은행 수익구조 점검]SBI저축, 업계 1위에도 수익성 '뒷걸음'…RWA 방어 전략
- [저축은행 수익구조 점검]끊이지 않는 규제 칼날, 흔들리는 전통 수익 방정식
- [저축은행의 온투업 동행]규제 프레임워크 개선 기대, 리스크 관리 성과가 관건
- [저축은행의 온투업 동행]중금리 확대 나선 저축은행, 연계 투자로 해법 모색
- [저축은행의 온투업 동행]생존 벼랑 끝 온투업, 제도권 자금으로 숨통 트이나
- [한국투자캐피탈은 지금]10년 먹여 살린 부동산금융, 넥스트 스텝은
- [저축은행의 온투업 동행]규제 속에서 찾은 수익 돌파구, 연계 투자 기대효과는
- [한국투자캐피탈은 지금]깊어지는 수익성 고민, FI 투자로 돌파구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