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월 더벨 리그테이블 어워즈에서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베스트 주식자본시장(ECM) 하우스로 선정됐다.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 파트 모두 고르게 성과를 낸 덕이었다. 당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전 세계로 보면 국내 ECM 규모가 너무 작다"라며 "자본시장 사이즈도 키우고 발행사들이 마음놓고 필요한 만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한국투자증권은 국내의 명실상부한 ECM 대표 하우스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김 대표 취임 이후 IB그룹 전반에 대한 스탠스가 달라졌다는 시각이 많다. 2024년 수장이 된 후 공석이었던 IB그룹장을 채우지 않았고 올 들어서는 기업공개(IPO)를 담당하는 IB1본부의 인력을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본부로 이동시켰다. 결과적으로는 IPO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대폭 줄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IPO 주관 실적은 5위권 수준으로 중소형 IPO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손은 많이 가는데 소위 '태가 나는' 딜이 없었던 것이다.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의 기준에서는 IPO보다는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사업이 많다고 본 것이다. 특히 막대하게 커진 자기자본을 활용한 발행어음 사업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산을 발굴할 수 있는 커버리지에 힘을 주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커버리지 파트는 회사채나 신종자본증권, 주가수익스와프(PRS) 등의 소싱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만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IB로, 발행어음으로만 17조원을 굴리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1호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산술적으로 30조원까지도 운용이 가능해진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발행어음 사업으로만으로도 연간 2000억원 이상 이익이 난다고 보고 있다. IMA 인가를 받으면 관련 이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5월까지의 가집계로만으로도 9000억원대의 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되면서 반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구축하면서 노동집약적인 사업보다는 투자로 돈을 굴리는 쪽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IPO는 IB사업 중에서도 특히나 업무 강도가 세고 호흡이 긴 사업이다. 이 때문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통한 돌파구도 모색해봤지만, 현재 회수가 안 되는 자산도 상당하다. 성과를 중시하는 김성환 대표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IB1본부의 생존 방식은 무엇일지, 또 'IPO 명가'의 미래는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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