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HVAC 진격]'740조 시장 뜬다' 가전·보일러 맞수 일제히 참전①AI 데이터센터 필수 요소, 산업계 신성장동력으로 부상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23 07:41:49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냉난방공조(HVAC)가 주목을 받고 있다. HVAC은 온도 유지, 공기 순환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소비 전력 절반가량이 HVAC에 투입되면서 관련 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LG 등 대기업부터 경동나비엔·귀뚜라미 등 중견기업까지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럽, 북미 등 전통의 강자에 도전장을 낸 국내 업체들의 전략과 미래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진정한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전 세계 산업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일단 AI 구현을 위해 활용되는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시설이 급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출현하자 이목이 집중된 분야가 바로 발열을 관리하는 냉난방공조(HVAC)다.여러 변수와 악재를 맞이한 국내 산업계에도 HVAC은 '기회의 장'이다. 에어컨, 보일러 등 관련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은 생산라인 증설은 물론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HVAC 육성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매년 수십조 성장 관측, 삼성·LG·경동나비엔·귀뚜라미 등 가세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2024년 3016억달러(약 410조원)에서 2034년 5454억달러(74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30조원 이상 불어나는 수치다.
HVAC은 Heating, Ventilating, Air Conditioning의 약자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시스템 일체를 나타낸다. 그만큼 영역이 다양하고 많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가 결합된다.
과거 HVAC는 건물 분야가 주요 타깃이었다. 상업용 빌딩, 호텔, 병원, 공장 등이 대상이었으나 코로나19 국면 이후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방향성이 달라졌다. 특히 AI 보편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관련 수요는 더욱 늘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반도체 등 수많은 전자부품들이 쉼없이 돌아가는 만큼 전력과 열을 최소화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다. 에너지 효율과 냉각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다. 이를 포괄하는 HVCA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전통적으로 HVAC은 북미와 유럽이 강세를 보였다. 두 지역은 AI 데이터센터를 다루는 업체들이 즐비한 데다 탈탄소, 친환경 정책 등으로 오래전부터 HVAC을 강조한 영향이다.
이같은 흐름에 우리나라 업체들도 발을 맞추고 있다. 가전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양사는 시스템 에어컨, 건조기·제습기 등 HVAC에 연관되는 품목을 지속 생산해왔다. 이를 결합해 HVAC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최대 공조사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레녹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온도를 낮춰주는 칠러까지 발을 들인 상태다. 수랭식에 이어 공랭식으로 라인업도 다변화 중이다.
보일러 양대산맥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도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확고한 난방 노하우에 히트펌프, 냉각 기술 등을 더해 HVCA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을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다.
에어컨 위주였던 오텍캐리어도 HVAC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힘펠, 신성이엔지, 삼성공조, 이삭엔지니어링 등도 HVAC을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 속도, 북미·유럽 이어 글로벌 사우스 진출
HVAC 업계는 국내보다는 해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이어 글로벌 사우스가 뜨고 있다. 인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HVAC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해당 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관세정책이라는 큰 변수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현지에 생산라인을 마련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위한 선제 작업으로 특정 국가에 법인을 연이어 설립하고 있다.
RE100 등 친환경 정책이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만큼 이러한 추세는 갈수록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 정부 기조를 빅테크들이 하나둘씩 적용하면서 협력사까지 동일한 로드맵을 설정 중이다. HVAC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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