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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삼성 '바이오'의 낯섦

한태희 기자공개 2025-06-16 07:27:52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최대 수주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꾸준한 임상개발과 품목허가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의 바이오는 신수종 사업을 넘어 미래를 이끄는 핵심 기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의료계에서 '삼성'이란 브랜드는 여전히 낯설다. 이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삼성 바이오 사업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삼성 바이오는 지금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중심의 CDMO(위탁개발생산) 등 B2B 사업이 주력이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주도로 개발해 상업화한 바이오시밀러도 주로 파트너사를 통해 유통해 온 만큼 의료진과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기 어려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익숙한 '삼성'이란 이름은 의료 현장에선 아직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의료계에서도 삼성이란 브랜드의 의약품이 각인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초의 해외 직판 모델을 적용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유럽 시장에 안착시켰다. 출시 후 2년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달 초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ERA)에서 만난 안토니오 리토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법인 마케팅 총괄은 "삼성이란 강력한 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알린 게 아니라 에피스클리라는 제품을 통해 '삼성' 브랜드를 시장에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ERA 부스를 연 건 단순한 제품 홍보 목적이 아니었다. 에피스클리를 활용해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의료계에 각인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회에서 만든 접점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 등 추가 협업으로 이어질 기회도 열어뒀다.

에피스클리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직판 확대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먼 미래엔 개발 중인 신약의 상업화 및 마케팅 전략에도 활용될 수 있다. 리토 상무는 "에피스클리의 성공을 기반으로 직판을 늘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 체계 개편을 위한 중대한 결정을 내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 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승계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홀로서기와 함께 '삼성'이란 브랜드도 의료계에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삼성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브랜드가 기능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에피스클리를 통한 직판 경험은 그 첫 사례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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