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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투자한 MBK, 홈플러스 10% 미만 회수…공허한 '먹튀론' '국민연금 투자' RCPS 일부 상환, 에쿼티 펀드 배당은 전무

박기수 기자공개 2025-06-17 08:08:16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0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결국 홈플러스에서 빈손으로 물러나게 됐다. MBK는 10년 전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인수금융을 제외하고도 3조원의 에쿼티(자본)를 투입했다. 하지만 인가 전 M&A가 성사돼 보통주 지분이 완전 소각될 경우 상환전환우선주(RCPS) 일부를 제외하면 투자 원금 회수는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돌입은 MBK의 투자 실패로 규정될 수 있지만 시장에서 언급하는 '사모펀드 먹튀론'과는 거리가 멀다. 홈플러스의 자산을 매각 한 뒤 그 대금을 취하는 등의 일체의 행위는 포착되지 않았다.

◇7.2조?·5.2조?…홈플러스 인수 구조 다시 살펴보니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전 홈플러스는 테스코그룹(Tesco Holdings B.V.)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였다. 또 홈플러스 산하에는 홈플러스베이커리(홈플러스홀딩스로 사명 변경)와 홈플러스테스코(홈플러스스토어즈로 사명 변경)라는 자회사가 있었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홈플러스 외에도 테스코 측인 'Tesco Stores Limit'이라는 회사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한국리테일주식회사', '한국리테일주식회사이호', 'CPP Investment Board Private Holdings' 등 3개의 펀드를 통해 자금을 모집했다. 이를 통해 홈플러스로부터 홈플러스홀딩스 지분 100%를 120억원에 인수하고, 홈플러스홀딩스가 발행한 3조517억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약 3조원의 에쿼티 중에는 7000억의 RCPS가 포함됐고 이중 5826억원을 국민연금이 투자했다.

이 에쿼티는 대부분 홈플러스스토어즈와 홈플러스로 향했다. 우선 홈플러스홀딩스는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지분을 취득했다. 홈플러스스토어즈 기존 주주인 홈플러스와 Tesco Stores Limit에게 각각 4275억원, 4060억원(3억5894만달러)을 주고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지분 전량을 취득했다. 동시에 홈플러스스토어즈는 홈플러스홀딩스로부터 2조2087억원을 차입했고, 이는 곧바로 출자전환됐다.

홈플러스스토어즈 지분 취득으로 홈플러스와 테스코그룹에 지불한 4275억원과 4060억원, 홈플러스스토어즈에 출자한 2조2087억원을 합하면 MBK의 에쿼티 투자금은 약 3조원이 된다.

이후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자체적으로 장기차입금 3조409억원을 일으킨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일으킨 '인수금융'의 일부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홈플러스홀딩스가 출자한 2조2087억원과 자체 장기차입금을 활용해 테스코그룹으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한화로 약 5조1767억원에 인수했다.


◇원래도 빚이 있었던 기업인 홈플러스

여기에 마지막으로 홈플러스는 1조1805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일으켰다. 홈플러스가 이 차입금을 일으킨 것은 기존에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던 테스코그룹 소유의 사모사채를 상환하기 위해서였다. 장기차입과 더불어 홈플러스스토어즈 지분 매각으로 유입된 금액(4275억원) 등을 통해 1조4458억원의 테스코그룹 보유 사채를 상환했다.

'MBK의 에쿼티 3조600억원+홈플러스스토어즈 장기차입 3조400억원+홈플러스 장기차입 1조1800억원'를 합하면 시장에서 언급하는 홈플러스 딜 규모인 약 7조3000억원이 나온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대금이 약 5조원이라고 설명한다. 이 금액은 홈플러스스토어즈의 홈플러스 인수 대금인 5조1767억원만 언급한 값이다. MBK 입장에서는 원래 빚이 있던 기업인 홈플러스를 인수 과정에서 차입처(테스코그룹→국내 금융사)만 바꿔준 셈이니 인수 대금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실제로 MBK 인수 전후 홈플러스가 보유한 사채 포함 차입금 규모는 약 1조6000억원(2015년 2월 말)에서 1조4000억원(2016년 2월 말)으로 오히려 2000억원 줄었다.


◇에쿼티 3.06조 중 원금 회수 금액은 10% 미만

시장 일각에서는 MBK를 '먹튀 자본' 등으로 표현하지만 실제로 MBK가 홈플러스를 통해 회수한 금액은 국민연금이 대부분 투자한 RCPS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인가 전 M&A가 성사될 경우 MBK의 보통주 지분도 완전 소각된다.

여기서 회수의 정의는 MBK가 출자한 에쿼티 약 3조원에 대한 '리턴'을 뜻한다. 다만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 상 MBK의 펀드인 '한국리테일주식회사', '한국리테일주식회사이호', 'CPP Investment Board Private Holdings'에 배당으로 흘러들어간 금액은 642억원에 그친다. 이는 홈플러스홀딩스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배당한 금액의 합으로 출자 금액의 약 2% 수준이다. 이마저도 RCPS의 쿠폰금리(3%) 지급용이었다.

2019년 말 이후 홈플러스스토어즈-홈플러스홀딩스-홈플러스의 합병이 이뤄진 뒤 홈플러스는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대부분 투자한 RCPS에 대한 원금 회수만 이뤄졌다. 홈플러스는 2020년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해 RCPS를 상환했다. 리캡이 이뤄진 사업연도 22기(2019년 3월~2020년 2월) 1715억원을 포함해 21기 214억원, 23기 179억원, 24기 243억원을 상환했다. 총 2351억원의 원금이 LP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MBK의 최초 투자 금액의 10% 미만 수준이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운 투자였지만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도의적 책임을 위해 소상공인 결제대금 지원 600억원 보증 등을 포함한 1000억원에 달하는 사재 출연에 나섰다.

한편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가 각각 3조6816억원, 2조5059억원이라고 밝혔다. 통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으면 시장 논리에 따라 청산 절차를 밟지만,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청산 대신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다. KG그룹이 인수한 KG모빌리티(전 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이다.

MBK파트너스는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자 하는 홈플러스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한다"면서 "MBK파트너스는 경영권을 비롯 모든 권리를 내려 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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