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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전선업체 리포트]제룡전기,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①변압기 라인업 다양화, 수출 비중 90% 육박…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

유나겸 기자공개 2025-06-18 08:12:30

[편집자주]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확산에 따른 설비 투자 증가로 AI 데이터센터(AIDC)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전선·전력 기업들에 대한 시장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빅4' 전선사와 주요 전력 설비 기업 외에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함께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강소 전선 기업들의 현 상황과 미래 전망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룡전기는 2011년 제룡산업의 중전기 부문을 인수해 탄생한 곳이다. 이후 변압기 사업에 집중해왔다. 전략은 명확했다. 변압기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정비하고 수출에 역량을 싣는 방식이었다. 국내 최초로 내진형 변압기를 선보이는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기술력도 끌어올렸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 자릿수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까지 올라섰고 매출은 과거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변압기 사업에 집중하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현재 수주잔고를 감안할 때 제룡전기의 실적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최초 '아몰퍼스 변압기' 개발 성공
제룡전기의 시작은 1986년 박인원 회장이 설립한 '경인전선개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인전선개발은 1988년 제룡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199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의 제룡전기는 2011년 인적분할을 거치며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됐다.

현재 제룡전기는 사실상 매출 대부분을 변압기에서 창출하는 전문 기업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제룡전기의 총매출액 502억원은 전량 변압기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공시됐다.
제룡전기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7년 국내 최초로 대기전력을 75% 줄일 수 있는 '아몰퍼스 변압기'를 개발하면서부터다. 해당 제품은 일반 규소강판 대신 아몰퍼스 금속을 철심에 적용해 무부하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인 고효율 저손실 변압기다.
제룡전기 아몰퍼스 변압기

한국전력 등 전력공사 및 에너지 공기업들이 고효율 변압기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아몰퍼스 변압기를 도입했다. 제룡전기는 이 제품으로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다만 2010년대 초반 들어 건설경기 둔화와 공공기관 설비투자 감소, 국내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2011년 인적분할을 통해 중전기 사업은 존속법인인 제룡산업이 승계하면서 사명을 '제룡전기'로 변경했고 금속 및 합성수지 사업은 신설법인 제룡산업이 맡는 체제로 전환됐다.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경주 지진 이후 내진형 변압기로 대응…매출 5배 '성장'

중전기 부문을 맡은 제룡전기는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했다. 변압기 중심, 수출 중심이라는 명확한 방향을 세우고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특히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가절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설계 기술을 개선해 상당한 수준의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제품 라인업도 크게 확대했다. 지상 설치로 인한 안전 문제와 상권 침해를 방지하는 매설형 변압기(SIDT), 배전 회로의 과부하를 보호하는 배전용 컷오프 스위치(COS), 피뢰기 및 개폐기 등 다양한 배전기기를 확보하며 사실상 '배전급 전문회사'로의 전환을 마무리했다.

배전급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중·저압 전력 구간으로 변압기와 개폐기, 차단기, 배전반 등이 포함된다. 제룡전기는 이 분야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내진형 변압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제룡전기는 2017년 일본 원전과 동일한 수준의 내진 성능을 갖춘 내진형 변압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내진형 변압기는 지진 발생 시에도 전력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설계된 고내진 전력기기로 에너지 인프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공략도 가속화했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제룡전기의 전체 매출(502억원) 중 수출이 467억원을 차지하며 수출 비중은 93.02%에 달한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오랜 기간 한 자릿수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21년 400억원대에 머물던 연 매출은 지난해 262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1억원대였던 영업이익도 978억원까지 급증했다.

변압기 사업은 일반적인 제조업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고객 맞춤형 생산 방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가격 결정력이 강한 데다 고정비 부담이 낮은 구조적 특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룡전기의 성장세는 특히 눈에 띈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는 사례도 간혹 있지만 제룡전기는 2년 연속으로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제룡전기의 실적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1분기 수주잔고는 2195억원으로 전년 동기(3056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00억원 이상 수주잔고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 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1~2년간 매출 기반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룡전기는 향후에도 배전급 변압기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초고압 변압기 등 새로운 사업 진출 계획은 없다.

제룡전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배전급 전문회사로 나갈 것"이라며 "초고압 변압기 등 신사업 진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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