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KB계열 생손보, 'PMI 방법·시기'가 가른 평가 점수[보험]손보 175점 대비 KB라이프는 153점…두 보험사 결합 탓 구성·견제기능 강화에 시일 필요
최은수 기자공개 2025-06-23 08:13:59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1시0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 보험계열사가 거버넌스를 둘러싼 이사회 평가에서 큰 점수 격차를 나타냈다. KB손해보험은 175점을 받아 17곳의 보험사 가운데 1위, 전체 금융사를 통틀어 2위에 자리한 반면 KB라이프는 153점을 받아 보험 중에선 4위, 전체 순위론 13위에 자리했다.KB금융 핵심 자회사인 양사는 점수 차는 있지만 타 금융·보험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양사의 격차는 개별사 역량이나 의지에서 비롯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은 올해로 PMI를 마무리한 지 10년이 지났고 KB라이프는 두 생명보험사를 뭉쳐 2022년 새로 출범한 게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발군의 이사회 꾸린 KB손보…가장 돋보인 '견제기능'
theBoard가 실시한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총점 220점 만점에 175점을 기록해 생명·손해보험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보험계열사인 KB라이프는 153점으로 보험사 중 4위에 자리했다. 이번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중 생명·손해보험 평가대상 기업은 총 17곳이다.

이사회 평가는 올 5월 발표된 연차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동지표로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했다.
리딩금융을 지향하는 KB금융(168점)은 이사회 평가를 둘러싼 본체 간 대결에선 맞수 신한금융(172점) 대비 약간 낮은 거버넌스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력 금융계열사들의 이사회를 둘러싼 성취는 대부분 신한금융 계열사를 앞서면서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KB금융 보험계열사는 특히 계열사 거버넌스 관리 측면에서 KB금융의 면을 톡톡히 살렸다. KB손해보험의 경우 JB금융(187점) 다음 가는 점수를 받아 발군의 이사회 역량을 입증했다. KB라이프는 총점에서 KB손보에 밀렸지만 보험사 중 톱5에 달하는 점수를 받았다. 전체 금융사 기준으로도 20위권에 자리하며 준수한 이사회 성과를 나타냈다.
KB손해보험은 전체 6개 지표에서 모두 평점 3.5점 이상을 기록했다. 통상 금융사마다 지표별 평균 점수가 3점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고득점이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부분은 견제기능(4.7점)이었다. 참여도·평가개선프로세스(4.6점) 순이었다.
KB라이프 또한 경영성과와 구성을 제외하면 모두 평점이 3.5점을 넘어서는 준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정보접근성이나 평가개선프로세스(각 4.2점), 참여도(4.1점)의 경우 평점 4점을 초과하면서 우수한 지표를 나타냈다.
◇양사 역량 차보다 M&A 과정·특성이 이사회에 영향
금융지주 산하 보험계열사의 경우 대개 이사회와 관련한 거버넌스 전반을 지주사의 기준에 맞추거나 자체 규정 및 방침을 따른다. 다만 보험업 특성상 보수적이면서 변화에 민감하지 않다보니 인수 이후 곧바로 극적인 이사회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통상 금융지주에 인수된 시기가 오래될수록 PMI를 마치고 이사회가 개편되는 점진적인 과정을 보인다.

KB라이프의 점수가 전반적으로 KB손해보험과 낮았던 것도 인수 시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이후 2015년 사명변경을 마무리했다. 올해로 PMI(인수 후 합병)를 마친 지 만 10년 차를 맞았다.
반면 KB라이프의 경우 2022년 말 사명을 KB라이프로 바꿨다. 또 KB손해보험은 그룹에서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이후 사명만 바꿔 출범한 것과 다르게 KB라이프는 각기 존재하던 두 개의 생명보험사(푸르덴셜생명·KB생명)를 합쳐 새 출발에 나선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KB라이프가 이사회 구성이나 견제기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인수 후 합병 작업이 진행된 지 오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KB라이프는 이제 공식적으로 PMI 3년차를 맞았다. 이는 보험업 특성을 고려하면 그룹 거버넌스가 완전히 안착되기까진 좀 더 시일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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