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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ion Radar]삼성·LG, 미국 철강관세 '우려 속 오리무중'냉장고·세탁기 등 파생상품 대상, 기준 파악 우선과제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20 07:58:52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연일 범위를 확대하면서 영향권을 넓히는 모양새다. 철강에 이어 철강 파생제품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불분명한 기준이다.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도 세부사항을 명시하지 않으면 불안감만 높이고 있다. 품목이 많은 데다 조달처나 생산지가 다양해 어떤 식으로 적용받을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양사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은 대응책 모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 50%' 언급한 트럼프 행정부, 불투명한 범위에 갸우뚱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계는 23일(현지시각) 시행이 예고된 미국발 철강 관세 관련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을 사용한 파생제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비롯해 건조기, 식기세척기, 오븐, 냉동고 등이 포함된다.

*철강 파생제품 목록 / *출처 : 관세청

철강 소재는 대형 가전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다음주부터 냉장고 등의 원가가 대폭 높아지게 된다. 한국 관세청은 철강 함량 가치에 대해 50% 관세를, 나머지 비함량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관세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가전도 영향권에 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 중이지만 미국산 철강을 쓰지 않으면 관세를 피할 수 없다.

양사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주로 철강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철강은 20% 내외 더 비싸 현지에서 조달하면 또 다른 부담이 생긴다. 궁극적으로 원가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지침이 불명확한 탓에 방향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기준이 없으니 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의미한 상태"이라며 "세부지침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발효되더라도 미국 상무부마저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미국 공장

◇연이어 비상회의 진행, 가격 인상이냐 생산기지 이전이냐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한국산 냉장고의 대미 수출액은 4억1579만달러(약 5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줄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기조가 여전한 데다 경쟁 심화로 외산 냉장고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부정적 흐름 속에 관세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가전업계는 설상가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연이은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철강 관세 이후 판매가 인상, 생산거점 이동 등 여러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단계"라면서 "국가별 협상 상황을 보면서 로드맵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장 미국 내 생산시설을 마련한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다. 철강 관세가 본격화하면 단기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요 거점 중 하나인 베트남 역시 상호관세가 높은 축에 속해 상대적으로 낮은 멕시코, 인도 등에서 우회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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