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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중동 사태 '이상 무'…한화생명 글로벌본드 '대흥행'미국 투자 기관 이례적 베팅, 크레딧 호재·장기 투자자 관리 주효

권순철 기자공개 2025-06-19 08:02:13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3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3년 만에 진행된 외화 자본성 증권 북빌딩이었지만 88억 달러 규모의 오더북을 접수하며 흥행했다. 최초제시금리(IPG) 대비 금리도 낮춰 유리한 조달 여건을 맞이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을 자주 찾는 이슈어인 만큼 물밑에서 장기 투자 기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하며 불안감이 일었지만 해외 투자자 다수는 한화생명의 금리 메리트와 크레딧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에도 '88억 달러' 주문…미국 권역 투자자 '이례적' 베팅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일(16일)부터 10억 달러의 글로벌본드 북빌딩을 소화했다. 해당 채권은 30년 만기에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이다. Bofa,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모간스탠리가 북러너(Bookrunner)로 참여한 가운데 아시아, 유럽, 미국 순으로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에 나섰다.

한화생명의 최초제시금리(IPG)는 6.75% 수준이었지만 북빌딩에서 88억 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모아 금리를 낮췄다. 지난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불안감이 돌자 방어적 차원에서 IPG를 상대적으로 높게 잡은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금리를 45bp 가량 줄이면서 최종가산금리(FPG)는 6.3%로 결정됐다.

미국 권역 투자자들의 호응도가 이례적으로 높았다는 후문이다. 지역별로 아시아 투자자(69%)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미국(17%)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가 14%로 뒤따랐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물을 잘 취급하지 않는다"며 "미국계 아시아 기관들도 아시아로 분류했다 보니 아시아 비중이 큰데 미국 권역에서도 상당한 퀄리티의 주문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는 국내 투자자 비중이 컸던 가운데 싱가포르의 빅네임 투자자도 한화생명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EMEA 지역에서는 중동이나 아프리카보다 유럽 권역의 우량 기관들이 다수 유입됐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자산운용펀드(AMFM)가 64%, 공공기관·연금펀드·보험이 28%, 은행 및 금융기관과 프라이빗뱅커(PB)가 각각 4%를 책임졌다.


◇장기 투자자 관리 '성공적'…크레딧 호재 속 IR 전략 '주목'

한화생명의 자본성 증권은 글로벌 채권 시장의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상품으로 여겨졌다. A3(무디스), A-(피치)의 우량한 크레딧을 갖춘 가운데 선순위 대비 높은 수준의 금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험 및 은행들을 대상으로 나간 로드쇼에서도 여러 질의를 접수해 수요 기반이 탄탄할 것이란 예상은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안심할 순 없었다. 북빌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하며 중동 역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세에 맞서 이란도 보복 공격을 멈추지 않자 북빌딩 후반에서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빠진 측면도 있었다.

중동 사태가 격화됐음에도 막대한 오더북을 모을 수 있었던 건 특유의 IR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화생명은 국내사 가운데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자본성 증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이슈어다. 그만큼 장기 투자자들과 우호적 스킨십을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 3년의 공백에도 관계 유지 작업은 문제 없이 순항했다는 평이다.

IR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택한 배경을 중점적으로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에 등판한 동양생명이 후순위채를 택한 반면, 한화생명은 신규 발행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K-ICS 비율 관리 차원에서 규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회계적 자본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무게를 뒀다.

결과적으로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물밑에서 철저한 준비를 마쳤기에 대외적 불안 요인에도 막대한 수요를 접수할 수 있었다고 본다. 지난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긍정적' 등급을 부여 받으며 크레딧 호재를 거머쥐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10억 달러보다 많았어도 소화됐을 것"이라면서 "조달 안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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