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청산가치 보존' 원칙, 채권단 동의 여부에 좌우인수 대금 '3.7조' 하회해도 채권단 동의 아래 M&A 허락 가능, '변제율 협상'이 관건
김혜중 기자공개 2025-06-19 08:03:23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가 전 M&A 신청으로 매각이 예고되고 있는 홈플러스의 몸값은 청산가치 보존 원칙에 따라 3조7000억원 이상이다. 다만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따라 청산가치 이하로 매각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매각가에 따라 채권단의 변제 가능 금액 역시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17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인가 전 M&A 절차에 돌입하게 될 홈플러스의 매각가는 3조7000억원 이상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중 청산가치 보존 원칙에 따른 금액이다. 법원과 채권자들이 기업의 청산보다 더 나은 회수를 보장받지 못할 경우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수 없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현금이나 재고자산 등의 유동자산, 보증금이나 토지, 건물 등의 비유동자산, 수탁자가 관리하고 있는 부동산 등의 신탁자산으로 구성된다. 조사보고서 조사 결과 유동자산 청산가치는 4321억원, 비유동자산 4321억원, 신탁자산 2조8174억원으로 총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으로 산정됐다.

반면 상거래채권과 금융채권 등으로 구성된 회생채권은 총 2조7323억원이다. 청산 시 채권자들은 100% 금액을 변제받을 수 있고, 남은 금액은 주주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경제적 실익을 따졌을 때 채권단은 홈플러스의 청산이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다만 정권 교체 및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실상 청산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침체된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계 분위기를 보더라도 4조원에 가까운 인수 금액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다. 청산가치 미만의 인수대금으로 홈플러스 M&A가 진행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청산가치를 밑도는 인수금액으로 M&A가 진행될 때 가장 중요한 건 채권단의 동의 여부다. 채권자의 법정 동의율 충족을 위해서는 회생채권자 조에서 채권 금액 기준 3/4 이상, 의결권 행사한 채권자 수 기준으로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을 필요가 있다.
우선 채권단은 현재 청산으로 100% 변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실 인수 대금이 2조7000억원이고, 이에 따른 100% 변제를 원매자 측이 보장할 경우 인수합병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셈이다.
다만 채권단이 고민을 시작하는 지점은 변제율 100%를 보장받지 못할 경우다. 실 인수금액이 2조7000억원을 하회하고, 이마저도 운영 자금 등으로 자금이 추가로 투입되며 변제율이 낮아질 경우 청산 대비 회수 금액이 줄어들면서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유인이 커진다.
이 경우 2조900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 중 1조7500억원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채권단의 동의 여부가 중요하게 떠오를 전망이다. 영세 업체 등이 연관됐고 원활한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상거래 채권의 변제는 100% 수준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액 변제가 아니더라도 출자 전환 및 분할변제 등의 대안도 제시할 수 있다. 금융채권단의 경우 전액 변제가 아니더라도 기업의 존속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상거래채권보다는 낮은 변제율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고 담보권 등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실 매각가가 2조5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으로 책정됐고, 향후 11년간 유입되는 현금흐름만 1조원에 달한다. 회생계획안에 의거한 경영 효율화와 추가 자산매각 등의 효율화를 지속할 경우 인수자 입장에서는 국내 2위 규모의 대형마트 업체를 비교적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원칙적인 매각가는 3조7000억원 이상으로 책정돼야 하지만 채권단이 동의할 경우 회생계획안 인가는 가능하다”며 “인수 대금과 이에 따른 채권 변제율 등의 조정 과정이 향후 지켜볼 지점”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롯데케미칼, 만기도래 회사채 5400억 전액 상환한다
- 현대글로비스, 물류센터에 '드론 투입'...AI로 자동화
- [영상]외국인 관광객 급증, 신한서부티엔디리츠 호텔 실적은?
- [i-point]네온테크, '마이크로볼 본딩' 차세대 장비 개발 본격화
- [i-point]신테카바이오, ‘구글 클라우드 데이 서울 2025’ AI 바이오 기술 발표
- [i-point]엔젤로보틱스, '보행 재활로봇' 태국 인증 획득
- [i-point]아이티센그룹, 첫 통합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 [i-point]한컴-듀얼랩, 오픈 PDF 데이터 로더 개발 협력
- [i-point]'큐브 신인' 나우즈, 미니 앨범 1집 공개
- [i-point]제이엘케이·계명대동산병원 과기부 AI 바우처 사업 ‘순항'
김혜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다이닝브랜즈그룹 돋보기]안정적 수익성, 인수금융 상환으로 '투입'
- [상법 개정안 통과]신세계, '9.1%' 자기주식 활용에 쏠리는 눈
- [다이닝브랜즈그룹 돋보기]성공적 '볼트온',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발돋움
- [상법 개정안 통과]'3%룰' 강화, 사조그룹 출자구조 향방은
- '슈퍼·패션' 통합 이랜드리테일, 효율화에 '방점'
- [지배구조 분석]온타이드 매각 크리스에프앤씨 오너2세, 글로벌 확장 집중
- [지속가능경영 리뷰]'규제 리스크' 직면 한샘, '공정거래' 중대 이슈로 추가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알리·테무' C커머스, 외국 자본 공정위 리스크 '관건'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확장세' 온라인 유통기업, 온·오프라인 결합 '매력'
- [지속가능경영 리뷰]'새출발' 미스토홀딩스, 'CFO' 앞세워 리스크 선제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