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SM 점검]저축성 대폭 줄인 농협생명, CSM 주춤⑮보장성 강화 전략에 저축성 초회보험료 77%↓…신계약CSM 줄자 총잔액도 4%↓
정태현 기자공개 2025-06-20 12:01:34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07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생명보험의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1년 새 소폭 줄었다.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저축성 보험 계약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결과적으로 신계약 CSM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CSM이 단기적으론 감소했지만 안정적으로 보장성 보험을 강화한 만큼, 중장기적으론 CSM을 축적하기 유리해졌다. 점차 신계약 CSM과 CSM 상각액이 증가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관건은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줄어들 수 있는 CSM을 얼마나 잘 만회하느냐다.
◇신계약 CSM 4605억→2322억 '5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1분기 CSM 잔액은 4조6971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9089억원보다 4.3% 감소했다. 기초 CSM이 4조4774억원에서 4조5915억원으로 2.5% 늘었지만, 66.4% 줄어든 미래서비스 관련 변동 부문을 만회하긴 역부족이었다.

미래서비스 관련 변동엔 CSM 추정치 변동분(추정 변동)과 신계약 CSM이 포함된다. 추정 변동은 보유 계약에 대해 할인율과 같은 계리 가정이 변하면서 발생하는 CSM 증가분을 말한다. 신계약 CSM은 당기에 새로 체결한 계약으로 최초 인식일에 적립하는 CSM 증가분이다.
농협생명의 추정 변동과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보다 모두 줄었다. 특히 신계약 CSM이 줄어든 게 미래서비스 관련 변동 감소를 이끌었다. 1분기 신계약 CSM은 2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4605억원보다 49.6%(2283억원) 줄었다. 미래서비스 관련 변동 감소액 3289억원 중 69.4%에 달한다. 추정 변동은 1006억원 줄었다.
농협생명이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신계약 실적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보장성 보험 실적은 늘었지만, 저축성 보험 실적이 크게 줄었다.
저축성 보험의 초회보험료는 1분기 2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003억원보다 76.8% 급감했다. 보장성 보험의 초회보험료는 1145억원에서 1231억원으로 7.5% 늘었다. 초회보험료는 계약 이후 고객이 처음으로 낸 보험료다. 신계약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보장성 보험은 신회계제도(IFRS17)에서 중요한 CSM을 확보하는 데 특화한 상품이다. 대다수 보험사가 건강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업계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다만 농협생명은 보장성 보험을 강화한 것과 별개로 저축성 보험을 대폭 줄였다 보니, 단기적으론 신계약 CSM이 줄어든 것이다.
◇빠른 체질 개선에도 CSM 선방…중장기 전망 맑음
농협생명의 CSM 감소액이 경쟁사에 비해 두드러진 수준은 아니다. 5개 대형 생명보험사(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농협생명) 중 1년 새 CSM이 줄어든 곳은 3개사다. 감소 폭은 농협생명(-4.3%)이 가장 크지만, 두 번째로 큰 한화생명(-4.1%)과 0.2%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5곳의 총 CSM 잔액은 0.8% 증가했다.
농협생명이 빠르게 체질 개선에 돌입한 결과 중장기적으론 CSM이 안정적으로 쌓일 전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축성 보험 신계약을 줄이는 것보다 보장성 보험 신계약을 늘리는 게 수월해진다. 보장성 강화 효과로 신계약 CSM과 CSM 상각액도 증가세로 전환하게 된다.
관건은 변동적인 계리적 가정 리스크를 얼마나 잘 방어해 내느냐다. 1분기엔 추정 변동 부문 CSM 감소액이 신계약 CSM 감소액보다 적었지만, 1006억원대로 CSM 잔액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보장성 보험 신계약을 양적으로 꾸준히 늘리거나, 신계약 CSM 배수가 높은 상품 중심으로 질적 성장할 필요가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신계약 CSM이 줄어든 요인에는 저축성 판매량 감소뿐만 아니라 할인율이 줄고 금리가 인하하는 등 가정이 변경된 영향도 있다"며 "할인율이 줄면서 미래보험금 지급액과 같은 부채 규모가 증가해 기존 예상치보다 손해가 커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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