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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지금]새로운 캐시카우 'FC-BGA', AI 가속기용 수주 관건③복수의 CSP 업체 협의, 서버용 기반 고객·응용처 확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23 08:47:48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장덕현 사장 체제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골자는 모바일 의존도 낮추기다. 대안은 전장과 인공지능(AI)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전기차 캐즘 등으로 예상보다 전환 속도가 늦어졌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신사업도 가시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트럼프 스톰'이라는 대외 변수가 있다. 어수선한 상황 속 삼성전기의 현재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 매출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분기마다 편차는 있지만 8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던 반도체 기판 사업이 주목받게 된 건 2020년대 들어서다. 고부가 제품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투자가 본격화한 영향이다.

이전까지 일본과 대만 업체가 주도했다면 이를 기점으로 삼성전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별개로 반도체 산업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대만큼 빠른 성장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지난해부터 전방 수요가 인공지능(AI)에 몰려있어 관련 고객과 손을 잡는 것이 지상과제로 꼽힌다.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추진, 이비덴·유니마이크론 등과 경쟁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들과 FC-BGA 납품을 논의 중이다. 일부 고객향은 이달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한 종류다. 정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용으로 주로 쓰인다. 용도에 맞게 대형 기판으로 만들 수도 있다.

*삼성전기 FC-BGA

해당 시장에서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강세를 보인다. 삼성전기는 후발주자로 이들을 추격하는 입장이다. 다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활용되는 플립칩(FC)-칩스케일패키지(CSP)를 비롯한 유사품 양산 경험이 적잖아 FC-BGA 분야에서도 단기간에 안착한 상황이다.

이를 계기로 FC-BGA 응용처 중 가장 고난도로 꼽히는 서버용에도 진출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데이터센터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삼성전기까지 기회가 닿게 된 것이다.

문제는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클라우드 업계의 투자가 줄어든 점이다. 수요공급 불균형이 예상될 정도로 주문이 쏟아졌다가 급속도로 위축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물론 선도기업까지 실적이 급감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24년 하반기부터 다시 달라졌다. 그해 초 오픈AI의 '챗GPT'를 필두로 여러 AI 모델이 등장하면서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하면서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AI 가속기가 대거 장착된다는 특징이 있다. FC-BGA 업계가 전용 기판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삼성전기 역시 이를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삼성전기는 올 2분기부터 AI 가속기용 FC-BGA로 유의미한 매출을 거둘 것으로 공언했다. 해당 제품이 이달부터 양산 개시하는 것과 맞물린다.

최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이 적극적으로 자체 칩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또 다른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와 거래를 트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엔비디아는 이비덴 등과 주로 협력해왔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FC-BGA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지속 모색 중이다. AI 가속기용 FC-BGA로 직간접적인 접점이 생기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부산·베트남 메인 생산, 추가 투자 속도 조절

현재 삼성전기는 국내 부산과 세종, 베트남 사업장에서 FC-BGA를 양산하고 있다. 이중 세종은 전장용으로 제한된다. 서버 등 하이엔드 품목은 부산과 베트남이 담당한다. 부산에서 초기 물량을 생산하고 안정화하면 베트남에서도 만드는 구조다.

2020년대 초부터 FC-BGA 사업에 조단위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기는 작년 2분기부터 베트남 공장까지 가동하고 있다. 당초 예고한 일정보다 다소 늦춰졌다. 투자 결정 당시의 폭발적이던 수요가 잠잠해지면서 고객과 협의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분간 삼성전기는 FC-BGA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보다는 생산라인 최적화 및 품질 고도화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투자 시점부터 고객과 긴밀하게 협력해온 만큼 일정 수준의 물량은 보장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시적인 가동률 변동보다는 지속적인 수주 여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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