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덕도 신공항이 난기류를 만났다. 신공항 필요성 논란을 차치하면 건설업계는 모처럼 나온 대형 SOC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부지 조성에만 11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SOC 사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건설 부동산 경기를 고려하면 대형 SOC 사업은 안정적인 먹거리로 평가됐다.하지만 짧은 공기 등 입찰 조건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네 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 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지만, 주관사 현대건설이 최근 "안전을 담보할 공기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하면서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가덕도 신공항이 제 궤도로 복귀하기 어렵단 관측이 지배적이란 점이다. 건설업계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은 설계와 시공이 묶인 일괄입찰의 턴키 발주로 공항 건설 전 공정에 참여할 기회로 평가됐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면 향후 해외 공항 건설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잡을 수 있었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나 엔지니어링사는 해외 공항 사업에선 입찰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많은 공항 사업이 공구를 나눠 발주된 탓에 턴키 입찰에서 제한적인 경쟁력을 지닌 것이다. 이에 이례적으로 턴키 형태로 발주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향후 해외 진출의 좋은 기반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기회에도 가덕도 신공항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 목소리를 간과한 정치권의 실책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은 입찰 과정부터 짧은 공기가 문제로 꼽혔다. 당시 정치권에선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준비하고 있었던 만큼 2029년까진 개항을 못 박았다.
건설업계는 처음부터 공기와 공사비 문제를 거론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2년의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액을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결국 컨소시엄을 이탈했다. 엔지니어업계에서도 다수 공항을 설계한 상위사들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외면했다. 좋은 기회였지만 입찰 조건을 못 충족한다면 참여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들도 셈법이 복잡하다. 시공사로는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사들도 포함돼 있다. 이탈한 주관사 현대건설의 지분을 누가 인수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컨소시엄을 꾸려 다른 건설사를 끌어올지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수의계약을 해제하고 새로운 입찰 절차를 밟자니 못 박은 기한을 넘기는 건 불가피하다. 현대건설 같은 대형 건설사를 붙잡자니 설득 명분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쉽진 않다. 이대로 사업을 포기하자니 지난 6개월간 실측 및 설계 등에 투입된 비용만 600억원이다.
결국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정부도 가덕도 신공항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건설사나 엔지니어링사 등 실질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반영할 길을 찾으면 어떨까. 가덕도 신공항을 통해 서로 기대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제 궤도에 오르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지 않을까. 이제는 동상이몽을 멈춰야 할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롯데케미칼, ESG 거버넌스 정교화...'공급망 리스크'도 관리
- '주주환원 확대' 현대엘리, 사옥 매각으로 재원 확보
- '내실경영'으로 다진 한진, 수익성 '청신호'
- 금호타이어, 정보보호위원회 신설…투자 '매년 확대'
- 하나마이크론, 인적분할 승인 '위임 절차 이상무'
- 인벤테라, 기평 통과 3개월만 예심 청구…'상업화' 자신감
- [i-point]엑스플러스, '시그널웨이브' 자회사 편입
- hy(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능이버섯 삼계탕’ 완판
- [이사회 분석/한라캐스트]사외이사 과반 체제…독립성 확보 '만전'
- [thebell interview]"이사회는 기업 본연의 역할 충실케 돕는 것"
신상윤 건설부동산부 차장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금융권 CEO 합류' 동원개발, 20년 만에 자사주 취득
- [지속가능경영 리뷰]SK에코플랜트, CEO 경영평가에 '안전보건 관리' 반영
- HDC그룹 포니정재단, 현대산업개발 회사채 우군으로
- [디벨로퍼 리포트]고려자산개발, '라브르27' 순항 속 미수금 회수 관건
- [디벨로퍼 프로젝트 리포트]블루코어PFV, 송도랜드마크 개발 속도 낸다
- KIND, 자본 확충 이어 정원 확대도 추진
- [thebell desk]금융 규제라 쓰고 부동산 정책이라 읽는다
- [Company Watch]'태양광 EPC 진출' 다스코, 주가 부진에 풋옵션 행사↑
- SK에코플랜트, 'SK테스·에센코어' 한 지붕 아래 묶는다
- [상법 개정안 통과]대우건설, 감사위원 선임 반대 15% '상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