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생명 M&A]사외이사 선임에 담긴 그룹 '청사진'김강립 전 보건복지부 차관 영입…시니어 전략 염두에 둔 전문성 및 대관 강화로 해석
이재용 기자공개 2025-06-23 12:27:38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07시3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를 앞둔 동양생명의 차기 이사진을 내정했다. 명단에는 사외이사 내정자들의 이름도 올랐다. 이 중 김강립 전 보건복지부 차관의 이름이 단연 눈에 띈다. 재무회계와 법률 등의 전문성을 보유한 여타 내정자들과 달리 김 전 차관은 '보건 분야 전문가'로 동양생명 사외이사의 자격요건과 거리감이 있다.그룹 차원의 청사진이 담긴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구상 중인 시니어 전략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김 전 차관은 관련 의사결정은 물론 관과의 소통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다. 그가 몸담은 보건복지부는 보험사 규제 및 상품 개발 등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당국이자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 주무기관이다.
◇보건 전문가 김강립 전 차관 사외이사로 내정
동양생명은 내달 1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새 이사회 선임 안건 등을 결의한다. 사외이사진은 우리금융 측 인사로 모두 교체된다. 김강립 전 보건복지부 차관,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기존 순젠, 양샤오옌, 강원희 사외이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최 교수와 안 교수는 동양생명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양생명 이사의 자격요건은 크게 소극적 자격요건과 적극적 자격요건으로 나뉜다. 사외이사의 경우 지배구조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인물이면서 경영, 법률, 회계 등 금융사의 금융업 영위와 관련한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최 교수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및 세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해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안 교수는 KDB생명과 SK증권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는 등 여러 분야 전문성을 지녔다.
김 전 차관의 경우 문자 그대로의 자격요건과는 거리감이 있다. 그는 보건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지낸 보건복지 분야 전문가다. 물론 사외이사 자격요건엔 '등'의 표현을 사용해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는 만큼 부적합한 선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동양생명 이사회는 김 전 차관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회사 운영의 견제 및 지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성(책임성), 충실성 등을 바탕으로 이사회 및 산하 위원회에서 역할을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 시니어 전략 염두에 둔 선택
보건 분야 전문가인 김 전 차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우리금융 차원의 전략이 깔린 선택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시니어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달 1일 새 경영진 및 이사회가 출범하는 대로 시니어 사업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보험업법에 규정된 사업 추진 근거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인 요양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현재 일본 사례를 참고해 요양사업을 구상 중이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시니어 사업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만큼 편입되는 보험사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풍부한 관련 경험을 보유한 보건 전문가로 시니어 사업 추진 과정 등에 관한 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복지부 출신 공직자로서 '대관'에 차별화된 기여가 가능하다. 관계당국이자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주무기관인 복지부와의 원활한 소통은 사업 전개의 윤활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은 직무수행계획을 통해 "중앙 행정기관 직무경험 및 노하우로 급변하는 금융시장과 보험시장에서 회사의 건전 경영과 지속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사회의 결정사항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와 연결되도록 사외이사의 책임과 역할을 공정하게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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