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재무 구조 점검]현대캐피탈, 4년 연속 무배당…늘어나는 사내 유보금①직할경영 체제 전환 이후 배당 유인 축소…레버리지 6.3배 안정적
김경찬 기자공개 2025-06-23 12:28:13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자본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잠재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향후 리스크 관리 역량과 위기 대응 능력이 캐피탈사의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 주요 캐피탈사의 경영 지표를 통해 재무 위험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15시4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별도의 자본 확충 없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무배당 기조 효과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된 이후 배당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사내 유보금이 늘어나면서 레버리지 배율도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건전한 재무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건 캡티브 영업이다. 현대캐피탈은 그룹의 대외 신인도를 바탕으로 자금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입증하며 충분한 버퍼(완충자본)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익잉여금 5조원대로 확대, 재투자 여력 확보
현대캐피탈이 이익 창출에 기반해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3월말 기준 조정자기자본비율이 16.34%를, 레버리지 배율이 6.3배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2022년부터 개선세를 이어가며 규제 비율인 7%와 8배 대비 우수한 수준을 보였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의 경우 이연법인세, 영업권, 이연자산 등을 공제 항목으로 간주하고 산출된다.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엔 무배당 정책이 있다. 현대캐피탈은 2021년 현대차그룹의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한 이후 4년째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과거 주주명부에 재무적 투자자(FI)가 포함돼 현금배당을 실시해 왔다. 5년간 900억원 수준의 배당이 이뤄졌다. 이후 기아가 FI 지분을 인수해 그룹의 완전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배당을 실시할 필요가 없어졌다.

무배당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상증자 등 별도의 자본 확충 없이 재무 구조를 강화할 수 있었다. 자기자본은 매년 약 7%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사내 유보금인 이익잉여금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 3월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5조1898억원으로 전년말(5조645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만큼 재투자 여력도 확보된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공시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무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법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총 14개의 해외법인에 직접 투자했다. 누적 투자금액이 1조8339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금액의 투자를 받은 법인은 독일에 위치한 '현대캐피탈뱅크 유럽(HCBE)'으로 9894억원의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이어 '현대캐피탈 중국(BHAF)'에 3261억원, 지난해 설립된 '현대캐피탈 호주(HCAU)'에 1217억원을 지원했다.

◇안정적 영업 기반 이익 누적, 완충 능력도 제고
현대캐피탈이 튼튼한 재무 구조를 구축하는 데 사업 기반도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차그룹의 캡티브사로서 자동차금융에서 강력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약 16%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금융사 매출 성격의 영업수익으로 지난해 5조8858억원을 거뒀다. 이러한 이익 창출력에 기반해 손익이 쌓이면서 자본 확충을 지속할 수 있었다.
캡티브 기반이 조달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국내외에서 다각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전체 차입 잔액이 약 30조원이며 이중 해외채권이 20%를 차지했다. 그룹과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 펀더멘털을 증명하면서 조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이 차입 구조를 안정화하면서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도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차입부채는 30조7334억원으로 전년말(32조155억원)보다 4% 감소했다. 현대캐피탈은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동성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ALM(자산부채종합관리)비율 등을 10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ALM비율이 126%를 기록했다. 회사채 위주 조달로 1년 이내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 비중이 30% 수준을 유지했다. 단기차입 의존도는 2.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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