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제휴 전쟁]독자노선 걷는 쿠팡플레이, 콘텐츠로 승부 건다③'회원 수' 대신 '콘텐츠' 방점 제휴 강화…쿠팡 생태계 강화 초점
서지민 기자공개 2025-06-23 07:40:48
[편집자주]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정체와 수익성 둔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네이버와 손잡고 플랫폼 멤버십에 광고형 요금제를 결합한 이른바 '네넷 제휴'를 단행했다, 예상 밖 흥행몰이 반응을 끌어낸 첫 제휴 사례가 됐다. 산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더벨은 넷플릭스와 네이버의 파트너십 전략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다른 OTT 사업자들의 전략 변화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14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미디어 정체 시기 속에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티빙 등 주요 OTT와는 다른 돌파구를 택했다. 외부 플랫폼과의 번들링 전략보다 자체 쿠팡 생태계 안에서 광고 기반 수익과 무료 이용자 확대를 동시에 겨냥하며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쿠팡플레이의 궁극적인 전략은 모기업 쿠팡과 손을 잡고 전자상거래 서비스 와우멤버십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과의 협업이 필요하지 않은 배경이다. 대신 콘텐츠 강화를 돌파구로 삼았다. 충성 고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OTT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료 회원 확대 카드…가입 문턱 낮춰 저변 넓힌다
쿠팡플레이는 이달 국내 최초로 광고 기반 무료 OTT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에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가입자만 이용 가능했으나, 이달부터 무료 일반 회원도 광고를 시청하는 조건으로 대다수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일반 회원을 위한 무료 이용 정책을 도입하는 동시에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을 위한 혜택도 강화한다. 그간 일부 콘텐츠에 한해 제공하던 4K 고화질 스트리밍과 멀티채널 오디오 지원을 순차적으로 확대 제공할 예정이다. 현장 방청 기회, 최신 영화 등 혜택도 지속된다.

업계는 이를 OTT 업계의 광고형 요금제(AVOD) 확장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조치로 해석한다. 단순히 AVOD 상품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기존 유료회원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비유료 고객을 유입하는 이중 구조를 구축했다. 가격 저항이 큰 신규 사용자층을 흡수하면서 광고 수익을 통해 추가 수익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OTT만을 위한 선택형 부가 서비스 '패스(PASS)'를 도입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최신 영화, 일본·중국 드라마, 스포츠 등 특정 장르 및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월정액제 서비스다.
초기에는 와우회원만 가입 가능하며 이후 일반 회원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플레이가 기존에는 쿠팡 와우 멤버십의 혜택 중 하나로서만 존재했다면 앞으로는 독립적 OTT 서비스로서도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 자본력 기대 고속 성장, 콘텐츠 파트너십 확대 지속
쿠팡플레이의 전략은 외부 플랫폼과의 연계보다 내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넷플릭스가 네이버, 티빙이 배달의민족·웨이브와 제휴를 확대하는 가운데 쿠팡플레이는 협력 대신 독립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가능한 배경은 쿠팡이라는 대형 플랫폼의 존재다. 방대한 회원 수와 데이터, 자본력을 토대로 OTT 서비스 확장에 필요한 기반을 내부에서 확보할 수 있다. 외부 제휴 없이 독자 노선을 걸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OTT 사업자다.
실제 쿠팡플레이는 쿠팡에 기댄 대규모 투자 집행으로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 왔다. 시장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출범 첫 해인 2021년에만 1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쿠팡플레이는 현재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2위 OTT 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5년 3월 쿠팡플레이의 월간 사용자 수 추정는 748만명으로 두달 연속 티빙에 앞섰다.

쿠팡플레이는 앞으로도 신규 사용자층 유입을 위한 플랫폼 간 협력보다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확대를 지속할 전망이다. ‘SNL 코리아’, ‘소년시대’, ‘가족계획’과 같은 오리지널 작품은 물론 해외 유수의 제작사들과 제휴를 통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늘린다는 목표다.
3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협력을 발표하고 미국 영화채널 HBO와 OTT 맥스 등의 콘텐츠를 들여왔다. 과거 왓챠와 웨이브가 차례로 HBO와 협력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계약 만료 이후 국내에서는 HBO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해 티빙과 결별한 파라마운트+와도 손을 잡았다. 파라마운트 픽처스뿐만 아니라 쇼타임, CBS 스튜디오, MTV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니켈로디언(Nickelodeon), 리퍼블릭 픽처스(Republic Pictures)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NCIS·CSI' 시리즈, '헤일로'(Halo), '스타 트렉'(Star Trek)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는 쿠팡 전반의 고객 락인(lock-in) 전략과 맞물려 기능하는 전략 자산으로서 자체 생태계 내에서 수익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며 "OTT 시장이 회원수 확대를 위한 제휴 경쟁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도 쿠팡은 본질적 콘텐츠 경쟁력 중심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32억 투자받은 네온테크, 산불감시 AI 드론 개발 시동
- [IR Briefing]엔알비 "OSC 로드맵 발맞춤, 최초 사례로 시장 선점"
- [한화의 CFO]윤안식 한화솔루션 CFO, '태양광 사업' 안착 후 재무안정 고심
- [i-point]큐브엔터 '나우즈', 글로벌 차트 존재감 입증
- [Sanction Radar]알테오젠 마지막 퍼즐 '생산' 트럼프에 중단된 오리온 협업
- [보안산업+블록체인 콜라보]안랩, B2B 플랫폼 사업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 [i-point]신성이엔지, 223억 규모 정부과제 주관 선정
- [포스코의 CFO]정대형 포스코퓨처엠 전무, 투자 지속-재무개선 병행 과제
- [i-point]엑스플러스, 200억대 투자 통해 B2C 전환 시동
- 더블유게임즈, M&A 카드로 주주불만 잠재우나
서지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SG모니터/YG엔터테인먼트]지속가능공연 확산 '업계 선도'
- 카카오엔터, 바람픽쳐스 수장 교체
- [JYP엔터는 지금]이닛엔터에 180억 베팅, 비아이돌 확장 '승부수'
- [JYP엔터는 지금]7년 배당 개근, 주주환원정책 이어갈까
- [JYP엔터는 지금]한국인 없는 K팝 그룹, 글로벌 현지화 전략 '순항'
- [JYP엔터는 지금]신성장동력 'MD'…블루개러지로 수익 다변화 실험
- [이사회 분석]'티빙' 맞이 준비하는 웨이브, SBS 측 이탈 눈길
- [JYP엔터는 지금]수익성 흔들리자 몸집 줄이기 '잇단 자회사 정리'
- AI는 콘텐츠 업계의 '독'이 될까
- [JYP엔터는 지금]엔터업계 고공행진 다른 길 '반등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