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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준비하는 HD현대중공업]군함·LNG선으로 버틸수 있나 '한계 명확'②카타르발 훈풍 지나고 ‘노멀’ 복귀…MRO·수출 중장기 전략, 상선 중심 새전략 필요

이호준 기자공개 2025-06-24 13:28:31

[편집자주]

선박 수주량이 잦아들자 ‘호황이 끝났나’라는 물음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말 종료 국면인건지, 그렇다면 무엇을 할 건지, 재무 여력은 충분한지. HD현대중공업이 수년 만에 ‘수주 절벽’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이 같은 물음과 정면으로 맞닿아 있다. 위기 부각과 현실 대응 등의 해석은 갈리지만 핵심은 같다. 이번엔 다르다는 태도, 미리 대비하겠다는 의지다. 더벨은 그 배경과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13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중공업이 ‘2028년 수주절벽’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량 발주가 어려운 시기가 온다면 고부가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해법도 나온다. 시장은 LNG선과 군함(특수선)을 대안으로 주목하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에 대한 회의가 적지 않다.

카타르 이후 멈춘 발주…LNG선 시장 ‘노말’ 복귀

일각에선 LNG선과 군함을 수주절벽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LNG선은 카타르발 대규모 발주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군함은 방산 수요 확대에 따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부각된다. 두 선종 모두 친환경 전환, 국방력 강화라는 구조적 수요에 기반해 조선 경기와 무관하게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낙관론에 선을 긋는다. 특히 LNG선 호황은 일시적 특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다. LNG선은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냉각해 액화 상태로 운송한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카타르 프로젝트는 유례없는 대형 발주였고 이후 시장은 이미 평년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추가 수주가 없으면 LNG선 매출도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실제 흐름도 이 분석을 뒷받침한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는 2022~2023년 총 120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했고, HD현대중공업은 이 가운데 34척(1·2차 사업)을 따냈다. 기대 이상의 쾌거였지만 구조적 흐름보다는 일시적 수혜에 가까웠다.

수주잔량 추이가 이 같은 흐름을 따른다. HD현대중공업의 LNG선 수주잔량은 2021년 36척에서 2022년 51척, 2023년 71척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24년 신규 수주는 3건에 그쳤고, 2025년 5월까지는 단 1건도 없었다. 이 여파로 수주잔량은 2024년 60척, 2025년 5월 기준 54척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존 카타르 물량만 남은 채 새 수주는 채워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북미·아시아 지역의 LNG 수요 확대를 근거로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는 ‘카타르급’ 프로젝트가 전제된 낙관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카타르를 제외하면 숫자 자체가 급감했다”며 “LNG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지 않는 이상, 이런 기대는 매번 추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출처: HD현대중공업)

MRO·수출 확대? 중장기 전략일 뿐…"상선 중심 현실적 전략 필요"

군함도 상황은 비슷하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과 함께 국내 군함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1975년 울산함부터 2008년 세종대왕함까지, 해군 전력 증강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하지만 내수 시장은 작고, 경쟁은 치열하다. 연간 발주량도 제한적이며, 양사가 나눠 갖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은 군함 매출을 기타 부문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2025년 1분기 기준 기타 매출은 약 190억원에 그친다. 이 안에는 군함 외 특수선도 포함돼 있어 군함 매출은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수주잔량 비중도 미미하다. 최근 5년간 기타 선종 수주잔량은 평균 10척 안팎이다. 전체 수주의 7~11% 수준이지만 이 안에도 역시 군함 외 다른 특수선이 포함돼 군함만 보면 5% 미만일 수 있다.

미국·인도 등으로의 군함 수출 확대, 군함 수명주기 관리를 위한 MRO 진출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도 어디까지나 중장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또, 방산 수주는 인증, 외교, 현지화 등 복합 조건이 붙어 실제 계약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설령 수출에 성공하더라도 매출 구조를 바꿀 수준이긴 힘들다. HD현대중공업의 2024년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은 약 14조4864억원이며 이 가운데 상선 부문만 약 10조623억원을 차지한다. 경영 판단의 중심이 상선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선 관계자는 “군함은 현실적으로 한국 내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전체 매출에서도 많아야 3%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미국이나 MRO 시장을 보고 있는 건데 이건 시작 단계이자 개척과 확대의 관점”이라며 “미래 가능성 측면에서 봐야 하는 것이지 당장은 일반 상선에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이고 말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예상 디자인. (출처: HD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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