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지금]점찍은 유리기판·전고체전지, 미래동력 기대④체질 개선 연장선, 글로벌 전략회의 안건 포함
김도현 기자공개 2025-06-24 08:09:37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장덕현 사장 체제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골자는 모바일 의존도 낮추기다. 대안은 전장과 인공지능(AI)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전기차 캐즘 등으로 예상보다 전환 속도가 늦어졌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신사업도 가시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트럼프 스톰'이라는 대외 변수가 있다. 어수선한 상황 속 삼성전기의 현재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3일 11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코로나19 국면 전후로 부침을 겪으면서 신성장동력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정 부문 의존도가 높아 전방산업 기복에 따라 흔들림이 컸던 영향이다. 장덕현 사장이 부임 이후 체질 개선을 이어온 것도 궤를 같이한다.현재 삼성전기는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제품들이 대다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언급한 '세상 없는 기술'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실현 여부가 2020년대 후반기 실적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꿈의 기판·배터리' 상용화 잰걸음, 계열사 협력 관건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신사업 로드맵을 점검한다. 해당 품목들이 올해와 내년을 원년으로 삼는 만큼 방향 설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어서다.
장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거론한 유리기판과 전고체전지가 대표적인 타깃이다. 각각 꿈의 기판, 꿈의 배터리로 불릴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며 고부가 품목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모두 연내 샘플 공급을 목표로 한다.

유리기판은 기초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글라스로 대체한 것이 특징이다. 온도에 따른 변형이 작고 신호특성이 우수해 미세 패턴, 대면적 등 구현에 유리하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와 짝을 이룰 전망이다.
복수의 글로벌 기업이 연구개발(R&D) 중인 유리기판은 아직 상용화한 곳이 없다. 삼성전기는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해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앞서 장 사장은 유리기판 양산 시점을 2027년 이후로 제시했다. 빅테크들이 관심을 두는 건 사실이나 단기간에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대신 삼성전기는 수원 본사에서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도 유리기판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의 유리기판을 하면서도 자체적으로 유리 인터포저(칩과 기판 사이 투입되는 소재)를 개발 중이다. 미묘한 상황 속 양사가 어떤 식으로 협업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기는 파일럿 라인 이후 구축할 유리기판 제조라인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최신 기술의 시발점인 부산사업장이 후보지만 양산화 과정에서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기대주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변경한 화재 위험은 낮추고 성능을 향상한 배터리다. 전고체전지는 크게 산화물계와 황화물계로 나뉜다. 삼성전기는 재료의 안정성이 높은 산화물계에 집중한다.
초기 응용처는 웨어러블 기기다. 전기 모빌리티 배터리에 집중하는 삼성SDI와 중복을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우선 고객은 삼성전자가 유력하다. 갤럭시링, 갤럭시버즈, 갤럭시워치 순으로 적용이 예고된다. 이외에 해외 고객과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고체전지 역시 구체적인 생산 거점은 미정이지만 역시 부산사업장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용량 특성 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실리콘 캐패시터·하이브리드 렌즈, 양산 가시화
실질적인 성과가 얼마 남지 않은 품목들도 있다. 연이어 고객을 유치한 실리콘 캐패시터가 눈에 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전자기기 내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MLCC 대비 전자 신호 속도가 빠르고 정확도가 높은 부분이 강점이다. 또한 반도체 패키지 두께를 더 얇게 할 수 있고 칩과 근거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연초 장 사장은 2곳의 실리콘 캐패시터 고객을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마벨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조달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과 연결된다. 마벨의 AI 가속기 플랫폼에서도 전력 안정성과 신호 품질을 좌우한다.
기존 주력인 카메라 모듈에 쓰일 하이브리드 렌즈도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된다.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전장 카메라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용 하이브리드렌즈 양산에 착수한 상태다.
이외 고체 산화 수전해(SOEC)도 내후년 양산을 예고했다. SOEC는 MLCC 원재료인 세라믹 기반으로 700도 이상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연내 SOEC 셀 기술 개발, 내년 셀을 쌓아 올린 스택 개발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김화진칼럼]소수주주의 충실의무?
- [GS의 CFO]GS 이태형 부사장, 포트폴리오 재편 '조타수'
- [한화의 CFO]신용인 한화오션 실장, 재무·수익 함께 잡은 재무통
-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둘러싼 쟁점은
- [이사회 분석/싸이닉솔루션]'특관인' 상무, 15년 감사 맡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 [포스코의 CFO]정연수 포스코스틸리온 전무, 불황 맞서 재무체력 강화 과제
- 금양, 4050억 유증 참여사에 안전판 제공하는 까닭
- [사외이사 보수 리포트]최고 연봉은 삼성전자…기업집단으로는 SK그룹
- [프로티나 IPO]공모가 밴드 상단 확정…일반청약 흥행 이어갈까
- [보안산업+블록체인 콜라보]DID 넘어 NFT까지, 사업 영역 넓히는 라온시큐어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아바코, 위지명 체제 연결고리 '아바텍' 주목
- 삼성전기, MLCC 무게중심 이동 'IT→AI·전장'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사업다각화' 아바코, 위재곤→위지명 세대교체까지 '급변기'
- [Sanction Radar]트럼프 스톰 현실화, 삼성·LG전자 '하반기 우려 확산'
- 하나마이크론, 인적분할 명분 '디스카운트 해소'
- 삼성 파운드리, 가동률 저하 해법 '빅테크 수주'
- 'TV 수익성 악화' 삼성전자, BOE 카드 꺼냈다
- [Sanction Radar]미국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 삼성·SK '기대 반 걱정 반'
- [토종 HVAC 진격]발열 기름의 변신, '액침냉각' 수주전 본격화
- 삼성, 3연속 M&A 성사 '노태문 체제 광폭행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