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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 날개 단 조선업]삼성중공업, 미국 조선소 인수 대신 유동성 강화 '착착'펀드 조성 불확실성 지속, 독자적 조달·투자로 대응…기초체력 회복 확인

이호준 기자공개 2025-09-23 13:39:41

[편집자주]

조선업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이번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다. 정부가 한미 조선 협력의 일환으로 조선사 인수를 검토한다는 관측과 함께,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 보증 확대를 통한 안정적 수주 기반 강화 전망도 나온다. 블록·엔진 등 기자재 공급망에도 이목이 쏠린다. 범정부 민관 합동 ‘마스가 TF’가 가동된 가운데 더벨은 업계의 기회와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펀드 조성이 지연될수록 불리한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조선 3사 가운데 현금 여력이 가장 빠듯하다. 경쟁사들은 이미 확보·추진 중인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에도 삼성중공업이 동참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외부 지원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지난해 이후 영업활동현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조달과 자체 투자를 병행하며 마스가 프로젝트에는 맞춤형 전략을, 베트남 등 신흥 거점에는 별도 투자를 단행하며 업황 회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달 긴급성 낮으나…비거마린그룹 MOU, 인력 파견·인프라 비용 불가피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총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다. 조달 자금은 전액 시설자금으로 투입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액은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재무구조만 놓고 보면 발행의 긴급성은 크지 않다. 삼성중공업의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기존 회사채 잔액은 ‘0원’으로 모두 상환된 상황이다. 장기차입금도 2022년 말 1조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58억원으로 줄었다. 부채총계 역시 같은 기간 12조원대에서 10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투자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5967억원으로 1년 새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같은 시점 단기차입금은 1조8600억원에 달한다. 계약자산이 3조1000억원에 이르는 점까지 감안하면 현금 회수가 지연될 경우 단기 유동성 부담은 남는다.

현재 진행 중인 3000억원 규모의 설비 보완 투자와 별도로 향후 3500억원의 조선해양사업 투자계획도 세워 두고 있다. 총 6500억원에 이르는 투자 사이클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 비거마린그룹과 MOU를 맺고 마스가 프로젝트와의 접점을 모색했다.

비거마린그룹은 미국의 5개 수리조선·해양서비스 기업이 합쳐진 회사다. 북미 전역에서 5개 조선소와 8기의 도크를 운영한다. HD현대의 파트너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에 비해 규모는 작고 전문성도 제한적이지만, 삼성중공업이 현지 거점을 확보하기에는 충분한 협력처로 꼽힌다.

정부 주도로 마스가 프로젝트가 공식화된 국면에서 이번 MOU는 곧 실질적 투자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미국 조선소들은 생산능력은 물론 기자재 생태계와 인력 기반도 취약하다. 삼성중공업이 현지 조선소 인수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거제 인력을 파견하거나 일정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지출은 불가피하다.


◇펀드 협력과 별개 독자 노선 모색…기초 체력 회복 확인

이에 자체 재무 역량을 먼저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지난 7월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펀드 ‘마스가 펀드’를 발표했지만 후속 계획은 뚜렷하지 않다.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와 연계되는 협상 과정에서 밀고당기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스가 펀드가 우리 측에 유리하게 짜이거나 운용 주도권을 쥔다면 삼성중공업은 현지 투자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HD현대나 한화오션보다 우선순위가 밀리더라도 조선 빅3로서의 네트워크와 건조 역량은 여전히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현지 지분 참여나 파트너십 구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는 펀드 조건에 좌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외부 지원만 바라보기보다 자체 유동성 보강을 통해 주도권을 이어가는 것이 기본 전략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해외 조선소 투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베트남 등지에서 조선소 건설이나 인수 방안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현재는 거제조선소를 거점으로 해외 8개 종속사를 통해 선박·블록 제작과 해양설비 설계를 맡고 있지만 자체 해외 조선소는 없다. 미국과 동남아에서 중형선·특수선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을 따돌리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단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식으로 가더라도 기초 체력이 되살아나면서 레버리지 부담을 흡수할 여력은 커졌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년 만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700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단위: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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