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변신]중국의 공습...'B2B→B2C' 비즈니스 패러다임 대전환①창립 75년만에 B2C 사업 진출, 외부인재 영입…삼각편대 '화장품·부동산·에너지'
박완준 기자공개 2025-09-26 07:54:38
[편집자주]
태광그룹이 멈췄던 인수합병(M&A) 시계를 다시 돌리고 있다. 본업인 섬유와 석유화학 사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에 흔들리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거둔 탓이다. 과감한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며 위기를 극복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애경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M&A 프로젝트 성과도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더벨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 변신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태광그룹의 새로운 청사진을 분석하며 재도약 시나리오를 들여댜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 바꿔야 산다".태광그룹이 변신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섬유와 석유화학 기술 격차가 중국과 좁혀지면서 경쟁력을 잃자 변화를 택했다. 전 부문에 걸쳐 군살을 빼내고 불필요한 사업군을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 자원을 재분배하는 강도를 높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치열한 순간이 도래했다는 평가다.
특히 태광그룹은 사업 방식을 기업간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탈바꿈한다. 1950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B2C 영역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 확장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태광그룹이 10년 후 열어갈 새 미래는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개발 영역이다. 그룹의 모태인 석유화학 사업을 주력하며 확보한 기술을 활용해 생산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골자다. 특히 계열사 또는 지분 투자로 확보한 유통 채널망을 활용해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중국 수요에 성장한 태광그룹…코로나19 이후 급격한 '하향세'
태광그룹의 주력 계열사 태광산업의 매출 75%는 석유화학이 차지하고 있다. 나일론·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태광은 국내 섬유·화학 산업의 대표 주자였다. 원사 수출을 통해 그룹 외형을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면서 그룹을 한때 재계 20위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고정비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됐다. 범용 제품 위주 사업 구조가 이어지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체질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이호진 전 회장은 B2C 영역으로 사업 무게의 추를 이동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호황기를 누렸다. 주력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과 아크릴로니트릴(AN) 등의 석유화학 제품의 국제 가격이 고르게 상승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 내 PTA 수요가 늘어나면서 태광산업의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태광산업은 2015년 매출 2조8043억원과 영업이익 1598억원에서 2017년 매출 2조9158억원과 영업이익 2411억원으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매출이 3조원을 넘은 동시에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을 달성해 영업이익 3315억원을 거뒀다. 2019년에도 매출 2조9180억원과 영업이익 2914억원을 기록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2020년 태광산업은 영업이익 535억원으로 추락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주력 제품의 수요와 가격이 떨어진 탓이다. 주요 생산 제품인 PTA 가격은 2019년 톤당 738달러에서 400달러대로 하락했다. AN도 2019년 대비 30% 이상 떨어지면서 수익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2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공급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급락한 점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태광산업은 2022년 영업손실 1221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영업손실 994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272억원을 거뒀다. 올 상반기도 1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태광산업은 20년 만에 중국에서 철수한다. 지난달 중국 장쑤성 스판덱스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다음달까지 남은 재고를 처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935억원에 달해 철수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연말까지 매출 채권 회수 및 직원 계약 해지 등 사업 정리 절차를 마무리한다.
◇이호진 전 회장, 'B2C 출사표' 주문…핵심 키맨은
태광그룹은 올해 반전을 꾀한다. 주력 사업인 섬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군살을 빼내고 신사업 육성에 주력한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개발업을 낙점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다.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태광그룹은 외부 인재 영입에도 한창인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올해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외부 인재 영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개발 부문의 전문가를 영입해 체질 개선에 나서며 그룹의 재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태광그룹의 신사업 확장 전략은 인수합병(M&A)이 핵심이다. 이에 올 초 그룹 사모펀드 계열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티투PE) 초대 대표로 남형권 대표를 영입했다. 그는 KPMG와 IBM을 거쳐 신한자산운용에서 약 10년간 PE 투자를 담당한 경력을 가졌다. 이달 12일 애경산업 인수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영입도 단행했다. 태광그룹은 올 상반기 KB자산운용에서 KB스타리츠를 이끈 원광석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아울러 롯데리츠 상장을 성사시킨 윤영주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합류해 리츠 투자와 운용을 총괄한다. 이들은 올 4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인수를 성사시켰다.
신사업 콘트롤 타워도 구축했다. 올 7월 미래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정인철 태광산업 부자장을 총괄로 세웠다. 올해 영입된 그는 컨설팅 업계 및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체에서 C레벨(경영진)로 근무한 이력을 보유한 경영 전문가로 알려졌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의 역할을 맡았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외부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신사업 분야에서 빠른 실행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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