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지주사 전환]'존재감 변화' 호반산업, 그룹 사업 조율자로 위상 우뚝설립 15년 간 다진 체력, '성장·재편·신사업' 리딩 역할 부여…차남 김민성 전무에 힘
신상윤 기자공개 2025-09-24 07:29:19
[편집자주]
호반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신호탄을 쏜 건 호반산업이다. 호반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대한전선의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계열분리 등 다양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벨은 호반그룹 지주사 전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그룹 건설 계열사 호반산업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출범 15년을 맞은 호반산업은 짧은 시간 오너 2세의 승계 초석을 닦으며 성장했다. 김상열 회장의 차남 김민성 전무가 지배력을 구축한 호반산업은 상장사인 대한전선을 품으면서 단번에 자산 규모를 1조원 이상 불렸다.호반산업은 올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지주사 에이치비호반지주로 전환해 호반그룹 내 새로운 그림을 그리겠다는 포석이다. 호반그룹 사업 성장과 재편을 리딩하고, 시너지를 제고하는 지주사 역할을 맡은 만큼 기존과는 달라진 권한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력을 구축한 김 전무에게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호반산업, 2세 차남 김민성 전무 지배력 구축…울트라건설 합병 '분기점'
지주사 전환에 나선 호반산업은 2010년 12월 설립됐다. 호반그룹이 초창기 사용했던 베르디움(VERTIUM)이란 아파트 브랜드를 사명에 담은 베르디움건설(이후 호반산업으로 통일)이 모태다. 설립 자본금은 3억원으로 오너 2세 김 전무가 90%를 출자했다. 나머지 10%는 호반베르디움(옛 베르디움)이 맡았다.
설립과 맞물려 호반산업은 호반건설 등에서 차입금을 빌려 자회사 네 곳(티에스주택, 티에스개발, 티에스건설, 티에스자산운용)을 세웠다. 모두 자본금 3억원 규모의 법인들이다. 호반산업은 설립 2년 차에 1570억원 규모의 PF 대출 약정을 체결하는 등 호반그룹 내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사세를 불렸다.
호반산업의 첫 프로젝트는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내 '광교 호반베르디움'이다. 이를 시작으로 호반산업은 세종과 화성 동탄, 전북 등에서 대규모 택지 개발로 호반그룹 내에서 외형을 빠르게 불렸다. 2016년 말에는 연결 자산총계가 1조원을 넘었다. 그해 매출액은 8919억원, 순이익 1424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 때 김 전무는 72억원을 배당받았다. 호반산업 설립에 출자한 자본금(2억7000만원)뿐 아니라 두둑한 배당수익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호반산업은 2017년 8월 옛 울트라건설을 흡수합병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했다. 옛 울트라건설은 토목 및 건축사업을 영위하던 종합건설사였으나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호반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호반산업은 이 회사를 흡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주택 및 분양공급업에서 종합건설업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호반산업 연간 매출액 규모도 1조원대로 불어나면서 그룹 내 존재감도 키울 수 있었다.
김 전무가 호반산업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 것도 2017년 10월이다. 등기 임원 자리를 맡지 않았던 김 전무는 호반산업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듬해 7월에는 김상열 회장이 사내이사로도 합류하는 등 호반그룹 내 호반산업의 입지는 강화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산업은 2019년을 기점으로 사업 다각화 선봉에 나섰다. 그해 1월 김 전무와 모친인 우현희 이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한 호반산업은 2월 H1클럽(옛 SG덕평CC)을 55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힘입어 호반산업은 그해 말 자산총계가 2조원을 넘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2021년 대한전선 인수 '화룡점정', 호반그룹 '성장·재편·신사업 발굴' 역할
화룡점정은 대한전선 인수다. 2020년 말 별도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1조원이 넘었던 호반산업은 2021년 3월 대한전선 경영권 지분을 251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IMM PE가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 40%가 대상이었다. 종합건설업을 영위하던 호반산업이 대한전선을 인수하면서 재계 이목은 다시 한번 호반그룹에 집중됐다.
호반산업은 대한전선 경영권 인수 후 2022년 3월 1971억원, 2024년 3월 2112억원 등을 추가 출자했다. 경영권 지분을 포함하면 6600억원 이상을 대한전선에 투자한 셈이다. 인수 시기를 잘 잡은 것일까. 대한전선은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 규모가 1조원대 수준이었으나 호반산업 인수 이듬해인 2022년부터 2조4505억원, 2023년 2조8440억원, 2024년 3조2913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전력망 교체 등 송전 수요 확대로 초고압 케이블 해외 매출이 증가한 데 힘입었다. 일감도 매년 증가세다. 2022년 말 1조5100억원 수준이던 수주잔액은 2024년 말 2조8181억원을 넘어 올해 상반기 말 2조8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전력청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익성도 개선돼 2022년 2%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3%대를 기록했다.
호반산업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대한전선 지분(42.11%)에 대한 장부금액을 약 7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출자기업의 총 장부금액이 1조원을 조금 넘는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는 셈이다. 문제는 호반산업의 자산총계가 2조2816억원 규모란 점이다. 지주비율로 따지면 43.9%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상 △별도 기준 자산총계 5000억원 △지주비율 50% 시 지주회사에 해당하는 만큼 호반그룹으로서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호반그룹이 호반산업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까닭이다. 호반산업을 내달 말을 분할 기일로 존속법인 에이치비호반지주와 신설법인 호반산업으로 물적분할할 계획이다. 지주사로 전환할 호반산업의 도약이 다시 한번 예상된다. 특히 에이치비호반지주는 분할 목적으로 △그룹 사업 성장과 사업재편 리딩 △사업간 시너지 제고 △신규 사업기회 적극적 발굴 및 육성 등을 내세웠다.
이를 고려하면 호반그룹의 무게중심 축이 지주사로 전환할 에이치비호반지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지배력을 구축한 김 전무에게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형인 김대헌 사장이 호반산업 이사회에는 소속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김 사장은 지배력을 별도로 구축한 호반건설을 통해 호반산업 지분율 11.36% 를 보유 중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호반산업이 사업형 지주사 형태였는데 이제 순수 지주사로 전환을 한 것"이라며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회사들의 밸류업을 제고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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