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 이사회 트리거]차입금 조절로 자산 관리…이사회 개편 갈림길①계룡건설·한신공영 등 연말 2조원 초과 문턱…사외이사 수요 확대
이돈섭 기자공개 2025-09-25 08:14:30
[편집자주]
연말을 앞두고 상장사 이사회 재편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자산이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나면 현행법에 따라 이사회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산업계 안팎의 사외이사 수요는 유례없이 커지기도 했다. theBoard는 이사회 확대 재편을 앞두고 있는 기업 면면을 분석, 이사회 체계화를 통해 해당 기업들이 가져올 효과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08시5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2조원'은 상장사 이사회 재구성의 중요 분기점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 규모가 총 2조원을 웃돌면 이사회를 개편해야 한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해야 하고 사외이사진을 하나의 성별로 꾸릴 수 없다. 대개 남성으로 이뤄진 상장사 이사회는 자산 2조원 문턱을 넘으면서 여성 사외이사를 기용하곤 한다.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상법 개정에 따라 집중투표제 역시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현재 올해 중 자산 2조원을 넘겼거나 조만간 넘길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10개 안팎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사 계룡건설산업이 대표적이다. 계룡건설의 자산은 작년 말 1조9662억원에서 올 1분기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한신공영을 비롯해 제주항공과 현대코퍼레이션 등도 올 상반기 중 자산이 2조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한솔제지를 비롯 DN오토모티브, 유진기업, 대한유화 등 역시 기존의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중 자산이 2조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계룡건설의 자산은 그간 꾸준히 2조원 안팎을 오르내려 왔다. 지난해 3분기 자산이 2조원 이상으로 불었지만 연말께 다시 1조원대로 줄어 이사회 확대 재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사회 개편의 기준이 되는 자산은 연말 규모에 따르게 된다. 자산 규모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차입금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계룡건설 유동부채는 9719억원에서 그해 말 8774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작년 9월 말 계룡건설은 2835억원 규모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계룡건설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8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계룡건설 자산이 올 하반기 중 1조원대로 쪼그라들거나 사내이사 수를 줄이지 않는 이상 여성 포함 1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새로 뽑아야 한다. 계룡건설 정관은 이사 수를 3명 이상으로 하되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룡건설은 2022년 정기주총에서 정관을 변경,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근거를 마련, 사추위를 설치했고 현재 감사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신공영은 최근 2년 간 연중 자산이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가 1조원 이하로 쪼그라들기를 반복하고 있다. 한신공영 역시 현금성자산을 활용, 차입금 규모를 줄이면서 연말 자산 규모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신공영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특히 한신공영의 경우 감사위 설치 없이 상근감사를 기용하고 있어 지금 수준의 자산을 유지할 경우 감사위 신설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감사위 신설을 통해 감사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제주항공도 이사회 개편 작업 목전에 와 있다. AK홀딩스 산하의 제주항공의 지난 6월 말 현재 자산은 2조747억원이다. 올 초 2조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제주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 현대코퍼레이션도 올 상반기 자산 2조원을 초과, 재편이 예상된다. LF 역시 올 상반기 중 자산이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LF 이사회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억원 전 사외이사가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이사회 내 공석이 생긴 상황이다.
자산이 2조원대로 불어나면서 사외이사 추가 기용 수요가 커진 것과 별개로 상법 개정으로 내년 7월부터 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의 사외이사 의무 선임 비율이 기존 이사회 4분의 1에서 3분의 1로 확대되면서 해당 기업들의 사외이사 추가 기용은 이미 가시화하기도 했다. 써치펌 관계자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단순 이사회 멤버 보강뿐 아니라 이사회 시스템을 개편해야 해 부담이 따른다"면서 "기존 이사회 경력이 있는 사외이사 확보 문의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 자산 2조원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도 상당수다. 한솔제지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이 1억9906억원을 기록, 2조원 문턱 직전에 와 있다. DN오토모티브는 1억9777억원, 유진기업은 1억9751억원으로 최근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꾸려야 한다. 자산 2조원으로 오르기까지 수백억원 차이가 나는 기업으로는 F&F홀딩스와 HK이노엔, HS효성첨단소재 등이 꼽힌다. 하반기 실적과 재무 관리에 따라 자산 규모에 변화가 따를 수 있다.
지난해 말까지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이었다가 올 상반기 1조원대로 쪼그라든 기업들도 눈에 띈다. 대한유화의 경우 지난해 말 자산이 2조원을 넘겼다가 올 상반기 다시 1조원대로 작아졌다. 대한유화는 현재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과반 이상을 점하고 있고 이사회 산하에 사추위와 감사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자산 2조원대로 성장한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미국 나스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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