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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의 변신]이지스운용 인수 '총력' 목표는 '종합 금융사'③흥국생명, 자산운용본부 내 전담 인력 배치…그룹 미래추진사업실과 '협력 강화'

박완준 기자공개 2025-09-26 07:55:19

[편집자주]

태광그룹이 멈췄던 인수합병(M&A) 시계를 다시 돌리고 있다. 본업인 섬유와 석유화학 사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에 흔들리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거둔 탓이다. 과감한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며 위기를 극복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애경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M&A 프로젝트 성과도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더벨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 변신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태광그룹의 새로운 청사진을 분석하며 재도약 시나리오를 들여댜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4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연이어 승기를 잡은 태광그룹이 다음 과제로 '종합 금융사'를 낙점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경쟁력을 잃은 섬유와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군살을 빼내고 불필요한 사업군의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원을 재분배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태광그룹은 올해 마지막 M&A 퍼즐로 국내 1위 부동산펀드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을 선택했다. 인수를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뿐 아니라 흥국생명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 업황이 가라앉은 가운데,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부동산 사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자산운용본부-미래사업추진실 '협력'…M&A '3전 3승' 목표

23일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 자산운용본부 내 전담 인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이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영향이다.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본입찰에 진입할 시 태스크포스(TF) 조직까지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복수의 외국계 재무적 투자자(FI) 등에 숏리스트(인수 적격 후보)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다수의 국내외 금융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2파전으로 구도가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대상 지분은 창업주 고 김대영 회장의 부인 손화자 씨(12.4%)와 주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포함한 약 66%다. 업계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8000억∼85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지스운용은 올해 6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이 66조8000억원의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의 1위 기업이다.

이지스운용은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며 매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 1534억원과 영업이익 5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 1041억원과 영업이익 209억원과 비교해 각각 47%, 166% 늘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상반기 역대 최대다.

흥국생명 내 자산운용본부는 그룹 내 신설된 미래사업추진실과 협력해 이지스자산운용 M&A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콘트롤 타워인 미래사업추진실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조직 체계를 갖춘 내용이 골자다.

현금은 충분해 자금 조달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 4월 서울 남대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인수에 약 2000억원, 애경산업 인수에 4000억원을 투입한 만큼 투자 로드맵 예산이 아직 9000억원가량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광산업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2조1718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흥국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M&A를 성공하기 위한 TF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신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달 본입찰 및 인수 가격을 확정 짓기 위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전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 계열사 시너지 강화 '목표'…운용자산이익률 높인다

태광그룹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을 확보해 종합 금융사로 도약을 목표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을 품에 안을 시 그룹의 금융 포트폴리오는 한층 강화된다. '보험-자산운용-리츠'로 이어지는 '투자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재계 순위도 현재 50위권에서 30~40위권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흥국생명 등 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한다. 금융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기준 태광그룹의 금융 계열사는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흥국리츠운용, HK금융파트너스,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이 있다.

태광그룹은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로 운용자산이익률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바탕으로 대규모 자산을 운용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 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위탁 수수료를 줄이고, 내부 운용 효율을 강화하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은 태광그룹이 연이은 M&A에 성공할 경우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 시계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 지분 29.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에 대해서도 56.30%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등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태광그룹이 올해 M&A 3건 모두 승기를 잡을 시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며 "덩치가 커지면서 오너의 경영 공백이 기업의 경쟁력 하락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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