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두나무 빅딜]해외 진출·콘텐츠 생태계까지, 무궁무진 협업 '시너지'스테이블 코인에 머물지 않는 협력, 블록체인·IP 활용 확대 ‘기대’
유나겸 기자공개 2025-09-29 09:12:49
[편집자주]
네이버와 두나무가 초대형 지분거래에 나선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 산하 종속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다. 비상장사임에도 각각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가진 두 기업이 수직계열화로 합쳐지게 됐다. 이해진, 송치형 두 창업자의 결단이다. M&A 규모만 아니라 국내 유통·결제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룡 플랫폼과 점유율 1위 원화 가상자산거래소가 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다만 성사까지는 아직 남은 관문이 많다. 이번 빅딜 이면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1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스테이블코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네이버의 숙원이 해외 진출인 만큼 두나무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와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 가능성도 주목된다.◇커머스 등으로 해외 진출 모색했지만…카드 다양해져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양사 간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지니어스법' 통과, 국내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출범 등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해당 사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협력 범위는 그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진출 측면에서 두나무와의 협력이 전략적 포석이 될 수 있다. 네이버는 오랜 기간 해외 시장 개척에 힘써왔지만 포털 기반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이미 글로벌 검색시장은 구글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구글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네이버 포털은 한국어 검색 최적화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현지 언어와 문화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네이버는 포털 대신 커머스를 통한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다. 대표적으로 2023년 약 2조3000억원을 들여 북미 최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를 인수했다. 스페인 1위 리셀 커머스 왈라팝(Wallapop)에도 투자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사업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해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문 투자사 네이버벤처스를 설립해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중동 지역에서는 디지털트윈 사업으로 해외 진출을 노렸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네이버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또 다른 축으로 점찍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 네이버가 가상자산 사업에 관심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관계사 라인을 통해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라인 블록체인 자회사가 개발한 가상화폐 프로젝트 '핀시아(옛 링크)'가 대표적이다. 다만 링크는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합병해 통합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Kaia)'로 재탄생했고 현재는 컨소시엄이 주도권을 쥔 상황이다. 라인사태 이후 가상자산 사업이 네이버 통제권 밖으로 나가면서 사실상 네이버의 가상자산 사업은 흐릿해진 셈이다.
그러다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 트럼프 집권 후 미국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이 제도권 편입이 현실화되면서 네이버도 해외 진출의 한 축으로 가상자산을 점찍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나무와 손잡으면 해외 진출에도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네이버웹툰·기와체인 결합 효과도 '주목'
이 외에도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와 시너지를 낼 여지도 충분하다. 두나무는 최근 웹3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GIWA) 체인'을 공개했다. 기와체인은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의 옵티미스틱 롤업 구조로 만들어져 기축통화 격 자체 코인을 발행하지 않아도 구동이 가능하다.

네이버의 대표 콘텐츠 사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웹툰에 기와체인을 접목할 경우 콘텐츠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가장 큰 효과는 지식재산권(IP) 활용과 수익 분배의 투명성 제고다.
현재 웹툰 원작이 드라마·영화·게임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원작자·플랫폼·제작사 등 이해관계자가 얽히면서 수익 배분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와체인은 계약과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분배 과정을 자동 검증할 수 있도록 해 이 같은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
팬덤 기반 토큰 이코노미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특정 작품의 팬 커뮤니티가 토큰을 발행해 굿즈를 구매하거나 작가를 후원하는 방식이다. 단순 소비자에 머물던 팬이 생태계 참여자이자 후원자로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웹툰 캐릭터나 원작 자체를 온체인 자산화하는 모델도 구현할 수 있다. NFT 형태로 발행된 한정판 이미지나 영상 클립은 글로벌 팬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으며 이는 웹툰 IP를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투자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협력은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진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네이버웹툰 등 콘텐츠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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