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EPC 속도내는 건설]DL이앤씨, 4세대 SMR '엑스에너지' 손잡고 승부수3.5세대 넘어 기술 선점 효과, 2023년 투자 후 노르웨이 MOU
신상윤 기자공개 2025-09-30 07:38:16
[편집자주]
원전(원자력 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믹스 한 축을 차지한다. 전 세계는 이미 대형 원전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건설사들은 앞선 EPC 역량과 신뢰성 등을 내세워 해외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의 원전 EPC 역량과 해외 진출 전략 등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는 플랜트 건설 시장 강자로 불려 왔다.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 해외 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이래 40년 넘게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택에 밀려 플랜트가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여전히 샤힌 프로젝트 등 굵직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자랑한다.신고리 1·2호기에서 시작한 DL이앤씨 원전 사업은 현재 해외로 향하는 중이다. 다만 DL이앤씨는 대형 원전이 아닌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에 좀 더 힘을 싣는다. 특히 최근 상용화가 기대되는 3.5세대가 아닌 4세대 SMR로 나가 더 큰 시장을 보겠다는 계획이다. 4세대 SMR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엑스에너지(X-Energy)'와 손을 잡았다.
◇미국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 투자, 3.5세대 넘어 4세대 기술 바로 공략
DL이앤씨는 2023년 1월 미국 SMR 개발기업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약 250억원)를 투자했다. 고온가스로(HTGR)를 이용한 비경수로형 4세대 SMR을 개발하고 있는 엑스에너지는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기술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원자로 냉각 시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 기술은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SMR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는 3.5세대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은 미국 뉴스케일파워,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등 3.5세대 SMR 기업들과 협업하면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MR은 용량이나 적용 기술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4세대 기술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기술 안전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원전이 대부분 가압경수로 노형인 것과 달리 엑스에너지가 개발하는 4세대 기술은 750℃ 고온에서도 운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 사고 발생 확률을 크게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에너지가 개발하고 있는 'Xe-100'은 80㎿e 모듈을 4개 결합한 형태다. 2020년 미국 정부가 선정한 차세대 원전 실증로 건설 프로그램에 참여해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설계 및 초도호기 건설을 위한 준비 절차에 나선 가운데 올해 초에는 아마존 등 글로벌 유수의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DL이앤씨는 조만간 상용화가 예상되는 3.5세대가 아닌 4세대 기술로 바로 넘어간 상황이다. 이는 미국이 3.5세대와 4세대 기술을 동시에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영국, 중국 등은 4세대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노르웨이 SMR 사업 MOU 체결, 플랜트사업본부 내 '원자력·SMR사업팀' 전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급원을 찾는 가운데 원전이나 SMR은 대안으로 다시 떠오른 상황이다. 특히 SMR은 대형 원전 대비 토지를 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도심이나 산업단지 등에도 설치할 수 있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에너지는 원전 기술 설계가 전문이다. 기술을 적용하고 상용화하기 위해선 건설사 협업이 필수인 만큼 향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진출 시 DL이앤씨와 협업이 기대된다. 물론 4세대 SMR 상용화는 2030년 이후로 전망되는 만큼 경영 실적 기여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다만 사업 성과는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노르웨이 SMR 사업을 선도하는 '노르스크원자력'과 MOU를 체결했다. 노르웨이 베르겐 지역 몽스타드 산업단지 인근에 SMR 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엑스에너지가 기술 자문사로 참여했다. 그 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DL이앤씨가 플랜트 EPC 분야에서 축적한 실력과 노하우가 SMR 및 원전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DL이앤씨 내에선 현재 플랜트사업본부가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플랜트사업본부 산하에선 원자력·SMR사업팀이 전담한다. 2023년 원자력영업파트가 팀 단위 조직으로 격상한 곳이다.
원자력·SMR사업팀은 한만유 임원이 올해 초부터 책임지고 있다. 그는 런던대학교UCL을 졸업했다. 2021년부터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과 블루암모니아, SMR 등 신사업 중심으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임원이다. 원자력·SMR사업팀에는 한국원자력연료 기술본부장 출신도 합류해 힘을 더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SMR 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은 엑스에너지로 미국 최대 화학기업인 다우(Dow)의 초도호기를 추진하고 있다"며 "SMR 사업과 접목한 청정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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