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애경그룹]6500억 실탄 배분 관건…'재무개선·신사업' 균형 시험대②자산 매각 ‘숨통 자금’ 활용처 고심…신사업 카드 제시 여부 주목
윤진현 기자공개 2025-10-03 08:41:37
[편집자주]
70년 역사를 쌓아온 애경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길 위에 섰다. 중부컨트리클럽과 애경산업 매각은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그룹 정체성의 변화를 의미한다. 오랜 기간 생활용품·화장품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애경그룹은 이제 항공·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새로운 청사진을 구축해야 한다. 더벨이 '포스트 30년'을 그리는 애경그룹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15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연이어 진행한 자산 매각을 통해 65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그룹 차원에서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주력 계열사 재편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행보로 해석된다.핵심은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있다. 부채 상환만으로도 절실한 상황이지만, 단기 유동성 대응에만 머무를 경우 중장기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인 '30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 그룹'을 위해선, 재무 안정화와 신성장 투자 사이의 균형이 최대 과제로 분석된다.
◇중부CC 이어 애경산업 정리…재원 확보 방향성 논의 지속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난 8월 중부 CC 영업양도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양도가액은 총 1690억원으로 확정됐다. 애경그룹은 현재 애경산업의 매각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의 가치는 약 4800억원 대로 분석된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만 마친 단계인 만큼 태광산업 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단 후문이다. 즉, 애경그룹 차원에서 약 6500억원의 유동성 확보가 가시화한 상황이다.
우선 애경그룹 내부에선 중부CC 양도 자금을 활용하는 방향성에 대한 논의에 한창이다. 자금의 수령은 아직이나, 활용안에 대한 협의는 지속하고 있다. 단, 이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내용인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단 후문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연이어서 포트폴리오 재편을 마친 만큼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내용인 만큼 준비 작업에 한창"이라고 밝혔다.

◇성장 동력 확보 핵심, 포스트 30년 '갈림길'
관건은 확보한 6500억원 규모 자금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있다. 부채 상환만으로도 절실한 상황이지만, 단기 유동성 대응에만 머무를 경우 중장기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고준 대표가 강조한 “30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 그룹”을 위해서는 재무 안정화와 성장 투자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AK홀딩스의 재무 상태는 다소 악화했다.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차입금은 총차입금은 2조2793억원으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조9846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연말 이후 약 반년 만에 단기 차입금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에 재무 안정화를 통해 기반을 닦을 경우 추후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 긍정적인 방향성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유통과 항공을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군 확장이 중요한 만큼 무게추가 기울고 있단 평도 나온다.
AK플라자의 경우 백화점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리뉴얼과 신규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마포애경타운 등 부동산 자산 활용 전략과 맞물려 그룹 유통 부문의 성장성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이다.
제주항공 역시 투자 우선순위로 꼽힌다.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함대 운영 효율화와 노선 다변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가 변동과 수요 회복 지연으로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은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자 우선순위 설정 과정에서 신사업 발굴 여부가 병행되지 않으면, 구조조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는 애경그룹이 물류, 관광·항공 연계 사업 등 새로운 성장 축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각으로 캐시카우를 잃은 상황에서, 확보한 실탄을 어떻게 미래 먹거리로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 안정화는 필수적이지만, 그룹의 성장성을 담보하려면 신사업 투자 로드맵이 뒤따라야 한다”며 “고준 대표가 어떤 기준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느냐에 따라 애경그룹의 향후 30년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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