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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바람픽쳐스, 부실 제작사 오명 벗기 시동김성수 전 대표 1심 무죄 판결, '고가 인수' 논란 불식

서지민 기자공개 2025-10-01 07:55:58

이 기사는 2025년 09월 30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인수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과도한 가격에 회사를 인수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그간 '부실 제작사'라는 꼬리표가 씌워졌던 바람픽쳐스도 오명을 벗어난 모양새다.

30일 법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력부문장에 대해선 횡령 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이 전 부문장이 실소유하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카카오엔터가 시세보다 높게 인수하도록 공모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았다. 바람픽쳐스는 2017년 설립돼 '나의 아저씨', '나쁜 녀석들', '또 오해영',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을 만들었던 제작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8월 400억원을 투입해 바람픽쳐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바람픽쳐스는 매출 없이 비용만 발생하던 상태로 2020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33억원인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바람픽쳐스의 식별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가 54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인수대금의 86%를 넘는 346억원이 영업권으로 계상됐다. 통상적인 규모보다 큰 웃돈이 고가 인수 의혹을 촉발시킨 부분이다.

인수 후 카카오엔터가 손해를 본 것도 사실이다. 카카오엔터는 바람픽쳐스에 대해 2021년 167억원, 2022년 27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400억원에 인수한 바람픽쳐스의 몸값이 2년 만에 205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바람픽처스 인수가 회사 경영상 필요에 의해 추진됐다는 점을 반박할 증거는 없어 인수 행위 그 자체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이준호가 피고인 김성수에게 묵시적으로라도 이 회사에 대한 고가 인수를 요청했다거나 이 회사를 실제로 고가에 인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장의 실적보다 제작 중인 작품의 미래가치가 중요한 드라마 제작사의 특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바람픽쳐스의 최대 흥행작인 '폭싹 속았수다'는 카카오엔터에 인수되기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다.

이번 판결로 부실 제작사라는 꼬리표가 걷히면서 바람픽쳐스의 성장에 속도가 붙을 지 주목된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장세정 카카오엔터 영상CIC 대표가 직접 바람픽쳐스 대표를 겸직하도록 하며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바람픽쳐스는 올해 제작한 '폭싹 속았수다'와 '악연'의 글로벌 흥행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 및 운영 안정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은수 좋은 날'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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