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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한국증권 IPO 주관 실적, 하반기 반전 노린다빅딜 영업 재가동·업무 효율화 등 '역전 카드'

이시온 기자공개 2025-10-10 07:55:3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4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식자본시장(ECM) 수수료 1위 자리를 내어주며 그간 강조해 오던 IPO 주관 업무 실속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 최근 회사가 IPO 인력을 감축하며 주관 실적이 부진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실리는 충분히 챙기고 있다'는 논리로 방어해왔는데, 3분기 누적 수수료 순위에서 2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IPO 부문 최상위 하우스로 평가 받고 있는 만큼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달 말 진행되는 무신사 주관사 선정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할 예정이고,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 주관을 맡는 등 존재감을 다시 키우는 중이다. 인력이 줄어든 IPO 조직에 대해서는 충원보다는 주니어 인력의 영업 투입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형보단 '실리' 추구했으나 수수료 순위 '주춤'

1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ECM(IPO·RO·ELB) 수수료 수익 198억2400만원을 기록하며 219억7300만원을 나타낸 NH투자증권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분기에 수수료 수익 77억원을 추가했지만, 상반기 차지했던 1위 자리를 내줬다. 같은 기간 NH증권은 120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추가했다.

IPO 수수료만 떼놓고 보면 순위는 더욱 낮아진다. 한국증권의 3분기 누적 IPO 수수료는 100억7400만원으로 KB증권 138억원, 미리에셋증권 113억원, NH증권 108억원보다 적었다. 한국증권의 3분기 IPO 수수료는 프로티나 딜 1건에서 수취한 10억8150만원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한국증권이 IPO 업무에 힘을 뺀 결과로 보고 있다. 한국증권은 IPO 업무를 맡는 IB1본부 인원이 올해초 50명대에서 인력 재배치 등을 거치며 현재 38명 규모로 축소됐다. 회사 내부적으로 국내 경제 상황에 따라 IPO 시장의 둔화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주관 금액이나 횟수 같은 외형보다는 실리를 중요시 여긴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증권은 실적 발표에서도 리그테이블 대표주관 순위가 아닌 수수료 순위를 인용하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역시 최근 진행한 채용설명회에서 이 같은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증권이 연간 3조원 정도 수익을 내는데, 이에 비해 국내 투자은행(IB) 시장 수수료 규모는 너무 작고 변동성도 크다"며 "회사는 자기자본을 투입한 프리 IPO 투자로 수익을 내는 등 다른 대안이 많다"고 발언했다. 연간 5000억원 안팎인 ECM 수수료 시장에 과도한 비용을 투입할 필요성은 낮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무신사 IPO 주관 도전·알테오젠 이전상장 주관...반전 노려

그럼에도 업계 내에서 여전히 IPO 강자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반전을 노리고 있다. 6곳으로 좁혀진 무신사 IPO 주관사 선정 PT에 참여할 예정이고, 최근에는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빅딜 영업을 재가동 중이다. 또한 상반기 예심 청구는 2건에 그쳤지만, 3분기 3건을 추가로 신청했고 4분기 추가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주관하는 딜 자체가 줄어들며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만큼, 이를 회복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청구한 예심 2건 중 젠바디는 미승인이 결정됐고, 에스팀은 3개월 넘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반기 예심 신청 기업의 경우 해당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해도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IPO 주관 업무가 주춤한 배경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력 감축과 관련해 회사는 다수의 인력을 배치하기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남구 회장은 앞선 채용설명회에서 "IB부문 주니어들이 영업 실무에 투입되는 시간이 선진국 대비 5년 가까이 길다"며 "내부적으로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IB부문에서 대리급 실무자들은 서류작업에 대한 부담이 커서 영업에는 투입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류 간소화 및 AI 등을 활용해 관련 업무를 자동화해 기간을 단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IT 지원을 통한 자동화뿐 아니라 IB 직원들에게 코딩 교육을 실시해 실무자가 직접 필요한 부분에서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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