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홀딩스, 알피니언 지배력 재편 '그룹사 책임 분산'전기·다이아, 의료기기사업 주주로…전력·소재 기술 연계 기대
유나겸 기자공개 2025-10-15 07:52:03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16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홀딩스가 의료기기 계열사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의 지분 구조를 손봤다. 그동안 홀로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상장 계열사인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가 일부 지분을 함께 보유하는 형태로 바뀌었다.회사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력·소재 등 주력 계열사의 기술 역량을 의료기기 부문에 접목해 신사업 확장 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의료기기 붐 때 품은 알피니언…초음파 기기 제조 '존재감'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는 올 상반기 의료 계열사인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각각 약 99억원, 110억원을 투입하고 지분 16.2%, 18%를 확보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일진홀딩스가 의료기기를 신사업으로 점찍고 2008년 사들인 기업이다. 약 102억원을 들여 지분 79%를 인수하며 계열사로 편입했다.
당시 사명은 '바이메드시스템'이었는데 인수 이후 현재의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진단용·치료용 초음파 기기를 직접 제조·판매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일진홀딩스가 지분 94.3%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에 가까운 구조였다. 올 상반기 유상증자 단행으로 일진홀딩스의 보유 지분은 49.8%까지 하락했고 계열사인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가 새 주주로 들어섰다.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는 이번 인수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설명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지만…2023년부터 '적자 전환'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계열사 간 사업 연계 강화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가 각각 전력·소재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 역량이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의 의료기기 사업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어서다.
일진전기는 전력 제어 및 전자부품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고주파 회로나 전원공급장치(PSU) 등 의료기기 핵심 부품과 유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진다이아의 경우 초정밀 가공 및 다이아몬드 소재 기술을 축적해온 기업으로 초음파 영상장비의 트랜스듀서(Transducer)나 프로브(Probe) 등 정밀 가공이 요구되는 부품 영역에서 협업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이 그룹의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지분 이동 배경으로 꼽힌다. 허정석 부회장은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해왔다. 삼성메디슨 전략마케팅팀장을 지낸 박현종 대표를 2021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2022년 매출 760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3년에는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한때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 이후인 2023년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2023년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매출 632억원, 영업손실 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매출 567억원, 영업손실 89억원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이처럼 실적 변동성이 큰 사업 구조 속에서 일진홀딩스가 전량 지분을 보유하며 재무 부담을 떠안던 기존 구조를 상장 계열사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형태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가 상장사인 만큼 투자 구조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향후 사업 성과에 따라 이익을 공유하거나 손실을 분담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는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분산시켜 재무적 안정성과 투자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2025 이사회 평가]KT스카이라이프, 정보접근성 개선에도 총점 변동 미미
- [2025 이사회 평가]후성, 구성·참여도는 물론 경영성과까지 '부진'
- [2025 이사회 평가]서흥, 배당수익률·매출성장률 호전에 총점 상승
- [2025 이사회 평가]세방, 경영성과 개선 힘입어 반등…구성 과제는 여전
- [2025 이사회 평가]오너 중심 이사회 세아제강, '구성·견제기능' 숙제
- [2025 이사회 평가]더존비즈온, 실적·주가 상승에 경영성과 양호 등급 안착
- [2025 이사회 평가]더존비즈온, 경영성과·정보접근성 큰폭 개선 '성과'
- [2025 이사회 평가]콘텐트리중앙, 총점 미흡에도 뼈아픈 건 '경영성과'
- [2025 이사회 평가]콘텐트리중앙, 소규모 이사회에 저조한 성적표
- [2025 이사회 평가]GKL, 최저점으로 떨어진 경영성과…견제기능도 미흡
유나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T, ERP혁신추진단 신설 'AICT 컴퍼니 도약 속도'
- [CFO Change]SKB 재무 수장에 티맵 출신 이종호 센터장 선임
- [길잃은 KT 김영섭호 사업 진단]핵심 꼽혔던 미디어 '방향성 오리무중'
- [SKT 인사 풍향계]'MNO CIC 산하' 엔터프라이즈 조직, 김구영 본부장 진두지휘
- [Company Watch]'실적·재무 호조' LS전선, 계열사 밸류체인 시너지 기대
- [SKT 인사 풍향계]류정환 부사장 잔류, 네트워크 부문 명예회복 미션
- [Company Watch]일진전기, 3분기 실적·수주 '두마리 토끼' 잡았다
- [길잃은 KT 김영섭호 사업 진단]베트남 재공략 나섰지만, 대표 교체 변수 '발목'
- KT, 파키스탄 AMI 추가 수주 '글로벌 B2G 사업 순항'
- [IR Briefing]'실적 호조' KT스카이라이프, 내년 배당 현 수준 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