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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타결]‘15%' 상호관세 마주한 패션업계, 안도 속 '복잡한 셈법'섬유·OEM·플랫폼 등 업종별 엇갈리는 '희비'…공급망 재편 등 대비 '분주'

윤진현 기자공개 2025-10-31 10:47:5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 양국이 15% 상호관세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패션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통상정책의 변동성으로 인해 눈치싸움을 지속했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우려는 한풀 가라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세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관세 특혜를 누리던 섬유소재 및 의류 제조업체에는 실질적인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게다가 해외 직판매 비중을 늘리던 플랫폼 기업들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고민이 늘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공급망과 수출 전략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 반응 제각각…섬유업계 "무관세 옛말 불구, 경쟁국 대비 유리"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에서 미국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결국 관세협상 세부안에 합의했다. 상호관세 세율은 지난 7월 합의한 15%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확정됐다.

이번 조치에 패션업계에서는 업종별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섬유 소재 제조기업은 실질적인 부담이 늘었다. 당초 한미 FTA 협정으로 유지되던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직접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럼에도 한국산 제품은 여전히 경쟁국 대비 낮은 관세율을 유지할 수 있단 점에서 고무적이다. 폴리에스터 단섬유, 기능성 원단, 편직물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관세율이 대만·중국·태국산 대비 5~10%가량 유리한 조건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무관세 체계가 사라진 건 아쉽지만, 미국과의 협정국 지위를 유지한 점은 의미 있다”며 “대미 수출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OEM 기업 “생산기지는 타국에”…직접 타격 제한적

대신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들은 이번 합의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대부분의 생산 거점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제3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생산 거점을 대부분 해외에 두고 있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의류를 생산해 글로벌 브랜드에 납품하는 구조로, 국내 생산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영원무역의 경우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한국 이외에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에 막대한 규모의 관세가 부과된 것은 잠재 리스크로 평가된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는 각각 20%, 인도네시아 19% 등의 관세가 부과된다. 최초 수치보다 2배 넘게 낮췄지만 부담이 상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 주요 생산 거점에 상호관세가 부과된 것도 사실이나, 미국에서 대량 생산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관세로 인한 변동성은 여전히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패션 플랫폼 직수출 구조에도 '부담'

무신사, W컨셉 등 패션 플랫폼 업계도 이번 합의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15% 관세가 부과가 확정되면서 해외 직판매 구조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플랫폼들은 최근 미국·일본 등의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크로스보더(직수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입점 브랜드의 상품을 한국 물류센터에서 바로 해외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현지 재고 없이도 다양한 브랜드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류 확산과 K패션 인기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해외 수요가 급증하면서 트래픽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한·미 간 무관세 체계가 무너지면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구조다. 현지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 가격에 관세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해외 결제·배송비에 더해 관세가 추가되면 총 구매가격이 상승해, 동일 브랜드의 현지 판매가보다 비싸지는 구조다. 역직구의 핵심 매력이 약화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부 플랫폼들은 미국 내 현지 물류센터 확대나 셀러 다변화 전략을 검토 중이다. 관세 부담을 유통 효율화로 상쇄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관세 영향이 직접적이라 단기적으로 해외 판매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며 “국가별 현지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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